양산 집에서 비오기 전날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꽤 높은 곳에서 살지요^^
어제 새벽부터 비가 쏟아지길 시작해서 노곤한 몸을 잠에서 일으켰을 때까지 계속 내립니다.
문득, 비를 맞아보고 싶은 생각에 야트막한 높이인 거실의 창을 열고 발을 내놓습니다.
투두둑 비가 나의 발을 때리면 그 차가움이 흘러 뒤꿈치로 흘러내립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차 욕심이 슬그머니 피어올라,
친구가 언젠가 사다준 스리랑카산 홍차를 내려 위스키 약간을 넣고 잔을 손에 쥡니다.
그리고...
이런 날엔 제격인 Casals의 Bach 연주도 귀에 흘려줍니다.
거기에 담배 한개피에 불 붙여 연기를 창문밖으로 훅하고 날립니다.
하는 일마다 꼬이는 통에 복잡한 머리가 족욕하는 동안 개운해집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시원함보다는 추위가 살짝 느껴져 따뜻한 물로 몸을 데워주고 나오니
하늘에 강아지 한마리가 뛰어노는 게 보입니다.
문득 '요다'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생각나더군요^^
지난 몇 달간 일요일이 없는 불쌍한 시간강사였고
다음 학기에도 일요일이 없을 신세일테니,
이렇게 조용한 일요일은 제겐 축복이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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