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하십니다^^

 10학점(?)짜리 악마의 과목(몇 년전부터 오르내리던 말이라 저도 잘 알고 있답니다ㅋ)을 수강하느라 많이 힘드시죠?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본초학및실습은 철저하게 학생들을 위해 그 과정을 개편하고 적용하고 있어서, ‘우석대 본초방제교실은 미쳤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적 물적 자원이 대폭 투여되고 있다는 사실을.... 결국 강단에 서는 교수님들과 강사, 조교, 실험반학생들도 그만큼 힘들어지지요. 개인적으로는 때려치고 속시원하게 개원이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여러번 했답니다. 저 또한 방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처지구요. 여러분이나 저나 피차일반이지요? ^^;

각설하고, 이제 이 10학점(?)짜리 과목을 1학기 남겨 놓은 시점에서 여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벼락치기에 열중하는 여러분을 보며 비밀 한 가지를 가르쳐 드리려고 한답니다.

그 수많은 과제와 시험은 무얼 평가하는가에 대한 비밀이지요.

 시험이나 과제를 면밀히 검토해 보세요. 지식, 즉 암기력이 차지하는 부분은 아주 작은 반면에, 본초에 대한 이해에 큰 비중이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각종 세미나, 논문발표, 실습실험이 있고 이를 계획하고 실행, 발표, 평가하는 것이죠.

그래서 항상 중요한 것은 ‘왜’와 ‘어떻게’라는 물음입니다.

첫 번째, 한약의 이해, 인체를 다루는데 있어 약의 기전을 파악하는 일은 필수겠지요. 단순하게 성미귀경 효능주치를 잘 암기한다고 해서 처방에 응용할 수는 없습니다. 약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입니다. 본초세미나를 괜시리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두 번째, 왜 감별을 하는가? 왜 내부형태실험을 하는가? 왜 이화학실험을 하는가? 이 약은 왜 이렇게 쓰이는가? 꼭 그것에만 쓸 수 있는가? 귀찮게 뭐하러 수치를 하는가? 등등의 목적성을 평가합니다. 이것을 잘해야 정확하게 응용이 가능하니까요.

세 번째,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평가. 결과를 해석하지 못하거나 응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겠지요.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포함됩니다.

네 번째, 능동적 접근입니다. 멍하니 시간만 보내거나 커트라인(유급경계선)에 맞춰서 학습하는 이들은 본초학및실습이야말로 100학점짜리가 될 것입니다. 처음엔 모자란 듯해도 후반으로 갈수록 적극적인 자세로 학습하는 이들에게는 몰입할 수 있는 과목이 될 것이며 기대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과목이 된답니다.

 정리해보면, 지식·이해·응용·적응의 4부분으로 되어있답니다. 지식은 4분지 1정도뿐이네요. 게다가 무엇보다도 네 번째를 중요시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수많은 환자를 대할 사람들임을 감안하여 모든 시스템(시험,실습,실험,과제 등)이 ‘스스로 의문을 갖고 꾸준하게 학습하는 사람’에게 좋은 점수가 나오도록 되어있으니까요^^.

 채점기준표를 요리조리 따져본 이들은 아마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걸 악용하는 이들을 제지하기 위한 장치가 있으니 주의하시고요ㅋㅋ. 그래서 종종 불필요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그 의미를 알아주니 괜찮습니다.

 2004년, 2006년 학내투쟁을 두 번 거치며 정리해 두었던 한의학교육과정 중 본초학을 본초방제학교실(특히 두 분 교수님)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하나씩 변화시켜가며 적용시키길 3년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군요. 오히려 졸업생들이 원하고 있는 내용이 많아 할 일이 많아졌답니다.

건투하시길...


+ ‘이만큼했으면 충분하지 뭐’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이 당신의 미래가 충분치 못하게 되는 순간이다.

+ '적응'이라고 한 것은 마땅히 표현할 길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순응이나 순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환자를 대해야하는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써 그에 대한 상응하는 정신이나 노력 발전도 적극성 등이 있는지를 말합니다. 굳이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장인정신' 또는 '프로정신' 정도가 되겠네요^^ 수업시간에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의료인에게는 뛰어난 잔머리보다는 필수적인 한의학지식과 더불어 '지혜'가 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아직 도입하지 못한 내용 또는 도입 초창기에 있는 내용]

1. 본초학강좌를 동시에 2~3개 개설해서 선택 수강할 수 있도록 한다(단, 실습은 동일) 또는 타학교와 교환강좌를 개설한다.

2. 다른 선도 분야와의 통합강좌 또는 섹션강좌를 마련하여 실행한다.

3. 한달에 한번, 자유참가를 통한 현장학습을 실행한다. 현장학습은 본초감별뿐만 아니라 본초에 대한 약리 토론도 겸한다.

4. 모든 필기시험을 통합하고, 필기시험에 상시 선택 체제(학생들이 스스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와서 자유롭게 시험)를 도입한다.

   1차 객관식, 2차 단답식, 3차 구두형(상시 선택)

5. 방중 기초의학실습을 선택 수강할 수 있도록 한다.

   1차 실험학습, 2차 실험실행, 3차 논문화

6. 표준강의록(이론) 및 피드백(이론 및 실습)을 상설화할 수 있는 수단 마련


[기말고사 출제내용]

수삽약의 의미와 작용(상세하게)
땀의 구분과 치료
설사의 구분과 치료
각 본초의 효능과 적용하는 병기(기전 중심)
수치법과 그 목적
부작용과 그 처치법
복용 또는 동용금기 및 주의사항
본초의 주요 성분에 대한 이해
본초의 효능차이와 기원
감별수단에 대한 이해
식물학적 분류에 의거한 본초분류(예. ~속에 속하는 본초 ~가지 이상을 쓰시오)
해외연구와 본초학

(총 40문항)
수시고사 변형문제 4문항
본초세미나 질의응답 및 보충설명 8문항
논문발표 중 4~6문항(동종요법, 부작용, 본문 중 관련 본초, Chemical analytical system, Biomedical analytical system)
이화학실습 3문항(HPLC 결과해석 및 응용, TLC 및 HPTLC의 이해)
수치실습 4문항
강의시간 배포 자료 2~4문항(핵심내용 위주)
기타 강의내용 중에서 나머지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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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준비관계로 강교수님의 도감을 들춰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심란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2009년 본초학회추계학술대회를 며칠 앞둔, 그러니까 10월 30일 점심시간입니다.

양산타워에 같은 층의 연구원 및 조교선생님들과 점심을 같이 하러 짧은 나들이를 했더랬죠.

그러나 그 점심나들이는 기분좋게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은사님께서 '강병수교수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려주셨기 때문이지요.

짧은 통화 후 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는 걸 본 다른 선생님들이 고개를 살짝 외면해 줍니다.

해외 본초답사에 갈때면 항상 노구를 이끌고 앞장서시는 강병수교수님...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게 되면 '이보라우, 내 책 읽어 봤어?'라고 말문을 트며 한약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던 교수님...

다들 한번은 들를만한 관광지에는 눈길도 안주시고 일행들을 자생지나 재배지로 다그쳐 몰고 가시던 교수님...

육중한 디카도 모자라서 슬라이드필름을 끼운 필카까지 주렁주렁 매달고 채취한 한약재를 만족할만한 사진이 나올때까지 계속 손에 들고 있게 만드시던 교수님...

답사를 따라온 한의대대학원생이나 조교, 한의사들에게 언제나 강의를 멈추시지 않던 교수님...


원로교수님 중 라스핀이 가장 존경하던 분이었기에 그 슬픔도 남달랐나봅니다.


몇번을 따라나간 현지답사에서 안면이 익으셨던지, 현지공항에서 '자네 이리오라우, 자 내 앞에 서라우'라며 손을 잡아이끌어 당신의 앞줄에 세우시며 기특하다는 눈빛으로 챙겨주시던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호황련을 찾아 고산지대로 이동했을때, 현삼 비스무리한 식물을 보시고는 삽질을 강권하시던 모습은 왠지모르게 천진난만한 느낌을 남겨주셨고요...(그때 저산소환경에서 힘들게 삽질했던 라스핀의 후배는 교수님이 원망스러웠는지 답사내내 종종 피해다녔답니다 ㅋㅋ)

기존 도감과는 달리 손수 답사하고 검증하여 모은 자료로 한약도감이라는 책을 내시면서 무리를 하셨는가 봅니다.

후문에 돌아가시기 얼마전까지 개정판작업을 하셨다고 합니다.


당신께서 필요하시다며 반강제로 라스핀의 은사님(주영승교수님)을 공동저자로 등록하신 덕분에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차근차근 읽어보다가 라스핀이 조그맣게 등장하는 사진을 찾아냈더랬죠.
 
동충하초 재배지 사진이었는데 경사가 심해서 강병수교수님께서 힘들어하시길래 거기에서 만큼은 가방을 들어드린 기억이 떠오릅니다. 보통때면 카메라나 가방을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안맡기시는데 그날만큼은 순순히 허락하셨더랬습니다.

그러고보니, 먼저 내려가신 교수님께서 정상쪽을 보며 빨리내려오라고 재촉(다른 약재를 보러 가야하기때문에^^;;)하시며 사진을 찍으셨는데 그것을 도감에 올리셨나봅니다.

어쨌든, 이 '한약도감'이라는 책은 감별학을 전공하는 한의사들에겐 아주 의미가 남다른 자료랍니다. 다른 전공자의 자료에 의지하지 않고 순수하게 한의사의 손으로 발행된 자료이기때문이지요. 개정판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렇기에 강병수교수님의 타계가 한의계의 큰 손실이자 불운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이제 강병수교수님의 사십구제가 끝날 무렵입니다. 부디 성불하시어 평안한 잠 드시길.....
    

원색 한약도감
강병수,이장천,주영승,오수석,박용기 공저
저작자 표시

지난 주, 그러니까 22일 은사님과 함께 본과1학년 본초생태관찰실습(야외채집 겸)을 다녀왔습니다.

여산휴게소 뒷편의 천호산이라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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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을이죠. 주렁주렁 매달린 감이 그렇게나 맛나 보였습니다만, 야외채집때의 금기(임자 있을 것 같은 것엔 절대 손대지 말 것)를 지키느라 입맛만 다셨더랬습니다.


그런데, 전공이 전공인지라 감은 어디로 가버리고 눈에 들어온 감꼭지에 정신이 팔렸습니다. 저 감꼭지를 약으로 쓰거든요.^^


길가 누군가의 화단에 피어있는 맨드라미입니다. 꽃을 '계관화'라하여 약용하구요


처음엔 칡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잎 모양이 흔히 보는 칡과는 다르죠.


헉... 칡덩쿨이 소나무를 타고 저렇게 덮어버렸습니다. 잭과 콩나무(응?)에서 콩나무는 분명 저 칡일꺼라는 잡스런 생각도 잠시 2~3초간... (__)
 아 뿌리와 꽃을 한약으로 씁니다.


옥수수수염차로 더 유명해진 옥촉서예입니다. 암술대를 약용으로 하지요. 한의계에선 이 옥촉서예(옥수수수염)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대략 '한의사협회앞 포장마차주인아주머니 남편분 치험례(?)'가 되겠군요.


여뀌 중, 이삭여뀌입니다. 신곡이라는 약재를 만들때 요놈이 들어갑니다.


오이풀입니다. 뿌리를 '지유'라는 한약으로 사용합니다. 보통 가을이면 긴 꽃대 끝에 붉은 꽃이 이뿌게 핍니다만 요놈은 이제 봄이줄로 착각했나봅니다. (__)


으름덩굴입니다. 줄기를 '목통', 열매를 '임하부인'이라는 한약으로 씁니다. 잎이 5개로 앙징맞아 관상용으로도 많이 기르더군요.


사위질빵입니다. '여위'라는 한약재로 쓰입니다만, 다른 식물을 기원으로 하는 '여위'도 있습니다. 즉, 동명이초(???)가 있다는 말씀..


진득찰입니다. '희렴초'라는 한약입니다. 저 잎을 따서 비빈후에 냄새를 맡으면 별로 좋지 않지요 (__). 가끔 '냄새, 괜찮은데 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긴하더군요 -O-;;


애기똥풀입니다. 줄기를 자른 단면에서 노란색의 즙이 나와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약으로는 '백굴채'라고 합니다.


은행나무에 은행이 탐스럽게 열렸기에 숨을 참으며 한 컷....


초피나무입니다. 열매를 '촉초'라는 약으로 씁니다. 초피나무와 제피나무 둘 다 비슷한데 가기가 마주나기인지 어긋나기인지에 따라 구분합니다.


댕댕이덩굴입니다. '목방기'라는 넘이죠. 이 날따라 왠지 꽃핀 넘들을 못찾아서 성의없이 한 컷..


가을이면 산야에 이렇게 꽃핀 모습을 볼 수 있는 '익모초'입니다. 어렸을때 여름만 되면 저걸 다려서 물대신 강제 복용했었습니다. 그 쓴맛이... 좀 거시기했지요 (__)


개박하입니다. 박하 대용으로 쓸 수는 있기는 한데... 이 날에 본 넘들은 이파리를 비벼봐도 거의 향기가 나질 않더군요. 아무리 '개'박하라지만... 쳇


땃두릅입니다. 뿌리를 약용합니다. '독활'로 쓰이는 것 중 하나이죠. 이제 열매를 맺기시작하더군요.


산에서 내려오다가 발견한 이 넘은????? 강황인지 울금인지는 꽃이 피어야 확실하겠지요 ^^;;;
본디 아열대식물인데 전북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한가 봅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느끼게 해준.......은 아니고 중국출장에서 본 뒤로 처음이라 마냥 신기해 했습니다. (__)


상태가 별로인 포황입니다. 이렇게 보니 왠지 확 깨더라눈....(__)


까치콩입니다.  '백편두'라는 한약재가 되겠습니다.


피마자입니다. 함부로 드시면 곤란하지요. 화장실이 편안하다면이야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ㅋㅋㅋ


하산하다가 담벼락에 붙어있는 쇠비름 발견~ '마치현'이라는 약재로 쓰입니다만 약효가 낮아서 그리 많이 쓰이지는 않습니다. 최근 민들레 다음으로 유행(?)하는 품목입니다. 몸에 좋다고 마구잡이로 캐서먹은 분들, 이해불가입니다.



오호... 이 날 허탕치는 줄 알았는데 한련초가 귀엽게 피었네요^^ 한련과의 한련이나 한련화와는 전혀 다른 넘입니다. 가끔 한약이 첨가된 샴푸 등을 보면 들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글쎄요... 전혀 한약을 이해못하는 사람이 만든 제품이라고 볼 수밖에.....



요즘은 관상용으로 사시사철 피는 꽃이지만.... 이건 제때 피었네요. 역시 꽃은 계절에 맞을때가 가장 아름답네요^^

추석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하겠지요? 푸른 하늘과 먹음직스러운 약재들.... ㅎㅎㅎ


+ 에효.. 사진을 다 정리하지 못한 관계로 또는 저의 게으름으로 여기서 마칩니다.

좀 이상하다구요?

네 맞습니다. 계곡이나 비교적 깊은 산에 있거나 삼림이 우거진 곳에 있는 것들이 빠졌지요...

그게 말이죠..

도착해서 중턱즈음에 오르니 천호산에 산불이 나서 거의 민둥산이 되어버렸더라구요. ㅠㅜ

이제 방재도로를 내고 식재를 하더군요.

산 위쪽은 괜찮은 듯 하여, 좀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넘의 게으른 학생들이 빨리 끝내자는 암시를 계속 은사님께 가하는 바람에....  ㅡㅡ+

요 몇년간의 2차 본초생태관찰실습 중 가장 짧았던 실습(보통 1박 2일, 2박 3일 야영 겸)이 이리하여 허무하게 끝났답니다.

뭐... 저야... 평소 보고싶었던 것 중 한두개 건졌으니 비교적 만족합니다만... ^^

역시나 돌아온 실습약재정리의 달 ㅠㅜ

모교에서야 이제 짬밥(?)이 되는 관계로 애덜의 노동력을 착취하면 되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끝났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스스로의 노동력을 쥐어짜야만 했습니다 (__)

정리하고 대충 세어보니 약 600여개입니다.
(150여개는 실습때 먹어치우거나 구입을 못해서 현재는 비어있는 상태)

이정도면 전국한의과대학 중 2~3번째로 훌륭하게 정리된 실습약재라고 자위하며 작업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이제 강의준비해야 합니다.

모학교 강의평가에 '오버한다', '약장사 같다', '임상에 다용하는 것이나 해라', '타학교(?)와 예를 들지 마라' '기원이 뭐 중요하냐' 등등이라고.. 흠...

'오버한다'는 오버된 점수를 원래대로, 보너스 없애기 ㅋㅋㅋ
 특히, 여기엔 한의사와 직제상 직간접적 사회적충돌이 있던 직종(약사, 한약사)의 학생들이 있어 민감한 사안이 연결된 경우엔 오히려 축소하거나 말을 빙빙 돌리고는 했습니다. '오버'라.... 할 말 없습니다. 외부와의 교류가 없는 곳의 부작용일뿐이라고 생각도 듭니다.

'약장사 같다'는 모학교, 모회사, 모국가, 모지역 등등 모모모를 입에 붙이려고 연습 중 ㅋㅋㅋ
 양약제조회사와 한약유통제조업체간에는 큰 간극이 존재하지요. 가장 큰 차이점은 학교(병의원이 아닌)에 '로비'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한 업체가 있기는 했지만 병원약재와 착각한 듯 싶습니다ㅋㅋ 종류만 많고 사용빈도가 비교적 낮은 약재를 구입할때 소요되는 발품 팔기, 1년에 많아봤자 한두번 구입하는 극악의 주문양, 공급하는 약재품질평가에 대한 부담감 등등으로 좀 이름있는 업체는 '실습용약재'에 발을 담그려하지 않습니다. 즉, 한약재의 특성상 '학교실습재료관련 로비=매출증대'라는 공식이 절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왠만한 생각있는 업체들은 '본초실습에 쓰이는 약재'에는 잘 손을 대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잘해봐야 본전이니까요.
 되려 실습에 쓰이는 약재를 구할 때는 구입자선에서 아쉬운 소리를 하기 마련입니다. 저번에 들여온 약재도 교수님들의 적극적 지원과 그동안 이래저래 쌓았던 안면으로 보내달라고 사정 비스무리하게 했습니다. 그 결과 (모교수님의 표현대로) '임상가에서는 아주 보기 힘든 양질의 한약'을 얻을 수 있었고, '좋은 약재'로 실습할 수 있었기에 학생들한테 저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답니다. 어이없죠.. 하... 심한 모욕을 받은 셈입니다. 열받고 있습니다.
 실명위주로 한약재유통에 대한 정보를 수업에 제공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옴XXX, 광XXX제약, 새X제약, 나X제약, 남X제약, 천XX 등등과 수입업체, 현지업체 등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유통과정에서의 일들은 일반한의사가 알기에는 힘든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원의들은 어떤 약재는 어디 것이 좋더라, 어떤 약재는 어디 것이 않좋고 무슨 문제가 있대더라 등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 정보라고 해봤자 '카더라'통신을 못 벗어나는 수준임은 말을 할 것도 없지요. 최근에 들어서야 한의사협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가끔 공문을 발송하지만 항상 문제가 터진 후에 보내지는 정보라 일선 병의원에서는 대책 마련에도 급급한 실정입니다. 대부분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인지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전공자의 절대 부족'에 기인합니다. 한의계에서도 본초방제의 순수기초분야는 돈 못버는 곳으로 피하는 경향이 심하기에 전공자가 없어 교수TO가 구멍난 학교도 여럿 있습니다(__).  아무튼, 아쉬운 소리하며 발품팔아서 얻어온 여러 내용을 수업시간에 설명해서 향후 개원할때 도움이 되라고 한 것인데... 에효... 이 즈음이면 개념상실입니다.
 수업시간에도 누차 '각자 회사마다 자신있게 내놓는 약재가 있다. 그리고 회사의 차이가 없는 약재도 있다. 그런고로 최상의 품질을 가진 회사의 것은 잘 봐두고, 유통사별 차이가 없는 약재는 브랜드없는 약재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는데...  '아'라고 입력하면 '어'라고 출력하는 뇌를 가지고 있나봅니다. 이쯤되면 막나가자는 거겠죠?



 '임상에 다용하는 것이나 해라'에서는 비방 또는 특정질병에 꼭 들어가는 약재에 대한 설명에서 '비방'이란 단어는 삭제, 그리고 특정질병은 '모질병'으로 대체 ㅋㅋㅋ
 정말 피터지게 공부해서 얻은 작은 지식...이라도 바라는 댓가없이 공개하고는 했습니다만, 그럴 필요가 없겠네요. 항상 저런 류의 질문이 들어오면 '긴 이야기 후에 면허획득 후 고민해라'로 마무리합니다. 자기 전문분야가 생기거나 전문의자격을 얻고나면 평생 안쓸 약재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건 최소 임상경력 5~10년이 있을때나의 얘기입니다. 대부분 1차진료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 현 학생들에게는 다용 약재만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귀에 경읽기입니다. 그래놓고서는 나중에 '학교에서 배운 것 없다'면서 수백만원짜리 각종 사설임상강좌 수강하면서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받겠지요.


'다른 학교(?) 얘기를 하지 마라' 에서는 한의계상황 또는 임상가 정보 삭제 ㅋㅋㅋ
 주도적으로 학생들이 참여한 1,2차 한약분쟁으로 인해 각 학교의 상황은 한의계상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답니다. 최근 전문의제도와 교과과정개편 등에서 보여졌던 말썽들도 그 이면을 살피면 복잡다단하지요. 각설하고, 타학교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무한경쟁의 의료계가 곧 펼쳐질텐데.... 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별로 새롭지도 않을 말은 나바로호에 실어서 보내버렸을까요?

'기원이 뭐 중요하냐'에 대해서는 학술적인 내용이라 학자적 양심에 삭제는 못하고 이제껏 립서비스했던 부가설명 제외 = 자기주도학습으로 대체 ㅋㅋㅋ
 보통 개원하게 되면 한약재납품업체 한 군데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수십년간 그렇게 되지요. 예를 들어 '천속단'하고 '한속단'이 있는데 무얼 가져다 드릴까요?라는 한약업자의 말에 '아무거나'라든지 '그냥 좋은 걸로'라든지 '뭐가 틀린데요?'라든지의 반응은 고매하신 원장선생님이 평생 봉이 되는 지름길입니다. 약재가 들어오기 전에 기원이 무엇인지 산지가 어디인지 꼼꼼히 물어보고 주문하며, 들어온 다음엔 그 자리에서 상태를 확인해서 받던지 반품하던지하면 좀 신경써서 들어오지요. 문제는  학창시절 제대로 본초실습을 안한 원장님은 '최상의 약재'를 본 적이 없기에 그냥 깨끗한가 그렇지 아니한가로만 판별하여 웃돈 주고 질 낮은 한약재를 구입하는 일이 다반사이지요. 게다가 이리저리 휘둘려서 좋은 약재라고 덜커덕 구입해서 사이드 내는 경우도 있고요.
 이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치료의 재현성'에 극악의 확률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책을 아무리 보고 환자를 아무리 보아도 결국 약재의 선택이 들쑥날쑥하거나 잘못되어 있기에 '저번에는 잘 들었는데, 이번에는 잘 듣지 않는' 상황 또는 '분명 책(또는 비싼 돈주고 들은 강좌)에서 이렇게 변증해서 처방하면 된다고 했는데, 에이, 안듣네 뭐'라는 상황도 발생하지요.
 이것말고도 다른 문제들도 있지만 여기에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손가락만 아프니까요.. 에효..
 모학교의 교육시스템인 자기주도학습은 아주 훌륭하지만, 정보와 자료 등이 극악한 빈도로 존재하는 기원산지문제는..... 에효...
 앞으로는 어디어디 책에 어디어디 지역에 어디어디 시장에 있으니 주도적으로 찾아보라고 하는 수 밖에요....(__)

떠먹여 줘도 싫다고하니, 함 굶어보라고 할 생각입니다. 아마도 굶은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이번에 '인간적인 모욕'을 당했으니, 삐
줘야할 건 삐져줘야죠 그래야 사람아니겠습니까 ㅎㅎㅎ 전 속이 아주 아주 매우 좁답니다요 ㅋㅋㅋㅋㅋㅋ

+ 은사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 '하향평준화'.....가 생각나는 씁쓸한 요즘입니다.
 한약=본초, 보통 이렇게 통용되는 이유는 한약재의 대다수가 식물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의계에선 한약재에 대한 학문을 '본초학'이라 하는 것이구요.

 이번 포스팅은 전국 11개 한의과대학과 1개 한의학전문대학원 중 하나인, 우석대학교 본초학실습실 소개입니다.

잠깐! 보시기전에.....

한의학과 본초실습실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기대하신다면 잠시 숨을 돌리시길 부탁드립니다 ^^

 전통식(재래) 한약장, 재래식 약탕기와 전기약탕기, 주렁주렁 천장에 매달린 한약재 등의 광경은 인테리어가 잘꾸며진 한의원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몇달전 학교 홍보처에서 한의과대학 홍보사진을 찍는다고 본초실습실에 왔다가 '한약내음 물씬 풍기는 광경(?)'을 연출하느라 고생하셨더랬죠 ㅋ

그럼 시작해볼까요?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실습실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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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셨나요? ^___^ 삭막해 보이죠?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실습이 끝나면 청소를 하고서 저렇게 정리시킨답니다. 안하면 쓰레기장으로 둔갑해버립니다. ㅋ

음.. 의자야 뭐.. 어디나 있는 것이고, 실험대위엔 스테레오 스코프(확대경)가 있고....

 응? 그런데 우왓! 저 엄청난 숫자의 냉장고 냉동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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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가까이서 보면 이렇습니다.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문을 가진 실습용 약재냉장고 7대표본보관용 냉동고 10칸이지요. 유리문 냉장고안에는 실습용 약재 약500여개가 들어있고, 우측의 냉동고에는 실로 엄청난 수의 약재건조표본(약 1000여종 추정)이 들어있습니다. 대한민국을 통털어도 저 표본만큼 안나오지요(어느 학교, 국가기관도 명함을 못 내밉니다) ^^b

 우석대 한의대  본초학교수님이면서 라스핀의 지도교수님께서 지난 20여년동안 전세계에서 긁어 모으신거랍니다. 너무 많다보니 관리가 점점 힘들어져 국가기관에 맡기실 생각(최후의 수단)도 가지고 계신것 같아요.

 저 안을 보고 싶으시다구요? 표본냉동고는 보안상 사진을 못 올리고, 실습용냉장고 사진만 올려보겠습니다. 왠 보안상? 그럴 수 밖에 없어요. 당연 연구용 표본이므로 사용금지품목도 들어있거든요^^

 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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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저 냉장고 한 칸에 24개의 약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거 정리하는데 전임 조교가 2년간 시도를 했고, 학생들 모아서 시켜보기도 했지만.... 역시 일관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라스핀의 이 한몸 희생했었죠 ㅜㅡ 거의 두 달간, 밤 11시전에 퇴근해 본적이 없던거 같아요. 하루종일 분류해서 라벨만들고 붙이고..... 막판엔 일주일 내내 코피흘렸습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유리그릇안에 약재가 들어있었는데 전임조교 최고야셈이 냉장고를 서너대 들여와서 락앤락으로 정리하다가 다 못하고 이직했었더랬지요 ㅡㅡ+
 아무튼 '냉장고 안에 락앤락용기로 보관한다'는 큰 원칙만 지킨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한다고 시작...... 2개월이 걸릴줄이야... (__)

 현재는 정확히 435종의 약재가 실습용으로 비치되어 있고, 그동안 실습하면서 떨어진 약재와 앞으로 구입예정인 약재 용기를 포함하면 총 535개의 락앤락용기가 들어있는셈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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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목록대로 안쪽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여져 있죠. 실습 후 엉뚱한 곳에 용기를 집어넣는 나~~~아~~~쁜 학생들이 가끔 있어서 쌩고생하는 일도 허다합니다.
 즉, 하나가 엉뚱한 곳에 있다면 나머지 540여개를 다 뒤져야 하거든요 ㅠㅜ 실습 후 저거 확인하다가 성질 버립니다. (__)
 
 아무튼... 하나씩 꺼내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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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핀의 석사논문 주제인 하수오 3종세트입니다. 한의대 학생들의 본초학실습용이기때문에 잘못 유통되고 있는 것도 한 카테고리 안에 넣어두었지요. 이렇게 분류 안하면 약재 이름만 천여종을 넘어가니까요... 어쨌든 저 라벨에는 약재명(한글, 한자), 기원, 효능, 학명, 구입처, 검사일, 포장일, 산지가 표기되게끔 해놨어요. 산지, 구입처, 검사일, 포장일은 나중에 변동될 수 있으므로 보호필름을 붙이고 나서 네임펜으로 기록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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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하수오 중에서 적하수오, 원산지는 중국 사천성, 구입처는 옴니허브, 검사일 포장일은 잘 안보이는 군요 ^^;;;;
 아무튼 확실한 태그가 붙어있지요. 첫번째로 라스핀이 구분한 다음, 내공이 모자라 분류가 애매한 것은 교수님께 확인을 받아서 작업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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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기를 열어보면 보통 요렇게 되어있어요. 이 적하수오 약재용기 안의 좌측에는 유통되는 것 중 하품(질이 않좋거나 상태가 별로인 것)이 지퍼백에 들어 있고, 우측에는 앞의 라벨의 설명과 동일한 약재가 들어있지요. 물론 학생실습용이니깐 이렇게 구분해 놓는 것 뿐이구요, 표본은 상중하품과 산지별로 구분해 놨지요^^;;
 아무튼, 학생들이 임상에 나가기 전에 알아야할 약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해서 분류해 놨어요. 나중에 저것으로 감별시험(일명 땡시)도 치루게됩니다. ㅎㅎㅎ

 저 실습실은 우석대 한의학과 학생들만이 아니라, 한약학과 학생들도 이용한답니다. 그리고, 졸업생 중에서도 약재의 정확한 분류를 확인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경우도 있구요. 가끔은 타학교 학생도 찾아오고는 합니다. ^^

아! 본초실습실의 자랑꺼리가 또 하나 있어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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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런 액침표본이랍니다. 산지(주로 중국, 몽골, 동남아시아)에서 직접 채취해와서 만들어 놓은 것이죠. 실험실에는 압착표본도 만들고 있고요.

 타학교 학생들이 가끔 오면 냉장고 다음으로 놀라는게 바로 이 액침표본이랍니다. 본초학공동교재에서 글자로만 보았던 식물의 완전체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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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답사를 다녀오면 멀쩡한 놈을 골라 저렇게 주욱~~ 만들어 놓는답니다. 현재는 몇개 없지만 앞으로 더 늘어나겠죠? ^^

아쉽게도 본초학 실습실 공개는 여기서 끝입니다. 썰렁하다구요? 그럴 수 밖에요. 저 실험대 아래 쌓여 있는 작두(? - 약재절단용)와 실험실 세면대, 식기세척기, 소형전기약탕기는 사진상으로는 안보이니까요 ^^

 나머지는 본초학실험실과 본초방제학실험실 사진을 공개할때 보여드릴께요.


 어때요? 상상하신 것과는 많이 다르나요?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이 저렇게 썰렁하면....ㅋㅋ

그렇지만....

 수많은 약재를 실습시간에 하나씩 맛보고 형태묘사하고... 쉽진 않겠지만, 재미있겠다고 생각이 안드시나요? ^______^


+ 얼마만의 포스팅인지 모르겠습니다. 휴 /~~~~ 베트남답사를 다녀왔을때 빼고는 저 약재정리에 올인하고 있었으니까요. 일단 커다란 작업을 하나 마쳤으니 연구자 본연의 생활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포스팅 기다리신 분(있으시리라고는..... )이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 약은 복령입니다. 약성가로는 “茯?味淡利竅美 茯神補心善鎭驚 白化痰涎赤通水 恍惚健忘怒?情”이라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의외로 이 약성가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성가가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만 살펴보기만 해도 약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시대별로 변하는 것은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효능은 利水?濕, 健脾寧心이라 했고, 주치증은 水腫尿少, 痰飮眩悸, 脾虛食少, 便?泄瀉, 心神不安, 驚悸失眠이라 했습니다.
 주치증과 약성가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지요? 예, 그렇습니다. 心神에 대한 것과 利水작용에 대한 것이 공통적으로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약을 이해할 때는 心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여기서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水를 관장하는 肺脾腎은 차지하고서라도, 왜 心에 대한 것이 등장하는지 말입니다. 또 주요 주치증이 있습니다. 바로 痰飮이지요. 여기선 痰飮보다는 水飮이라 하는 것이 더 맞겠지요? 痰을 치료하는 게 주목적이라면 분명 祛痰에 관계된 병증이 더 등장할 것이니까요. 자, 그럼 이 3가지 ‘利水+水飮+心’이라는 선상에서 이 약을 알아가도록 해보죠.

 한방에서 소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양방의 표현과는 사뭇 다릅니다. 소장에서 방광으로 蒸하여 생성된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주치증과 약성가에 小便不利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럼 이 약은 이 부분에서 어디에 부분에 더 관여를 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수없이 많이 들었던 心移熱於小腸이란 어구이지요. 이를 토대로 하면, 어떠한 원인에 의해 心熱이 발생되었고 그것이 소장에 영향을 주어 蒸이 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쳐서 방광의 소변 배출기능에 영향을 주었다라고 유추할 수 있겠습니다. 이 다음의 과정은 어떠할까요? 그렇습니다. 배출되었어야 할 수분이 몸에 정체되면서 水飮을 형성하게 되어 脾臟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지요. 바로 脾惡濕이라는 절대 명제에 치명타를 입힌 나머지 밥맛이 나질 않는다거나 대변이 무르다거나하는 증상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수음은 상중초에 정체되어 있음을 주치증에 근거하여 알 수 있지요.

 앞서의 ‘이수+수음+심’이란 것은 이런 순서로 진행이 되겠군요. ‘心->利水不利->水飮->心不(主)神 or 脾不運化’ 이렇게 말이죠. (아직까지는 이 증상이 痰飮으로까지는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이수작용을 통하여 수음을 제거하고 심열을 간접적으로 내리는 방법을 택한다면 복령이 최선의 약이 되는 것입니다.)
 자, 이 과정으로 저 주치증을 ‘모두’ 설명할 수 있지요? 예! 바로 그것입니다(인간의 생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비교적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답니다.). 본인이 어떤 약을 이해하려고 한 과정을 생각해 냈을 때 그 과정으로 그 약에 등장하는 모든 증상들을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그 약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즉, 통괄된 기전 하나로 주치증을 설명 가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아쉽게도 전제 조건이 또 하나 붙습니다. 心熱 痰飮 水飮 脾惡濕 心移熱於小腸 등의 용어가 등장함을 상기해 보세요. 결국 한약을 이해하기 위해선 五臟六腑의 생리를 궁구(窮究)하여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옛사람들이 말한 格物致知라는 공부하는 방법이지요. ^^;;;

글로 쓰려니 힘이 드는 군요. 이번 포스트는 여기까지입니다. 이해가 안된다구요? (__)

그럼 아래에 언급하는 질문을 스스로 해결해 보세요. 어떤 분들은 위 글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을 줄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래의 질문 중에는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질문도 포함되어 있지요. 쉽게 얘기하면 답을 Yes라고 가정할때와 No라고 가정할때 두 가지다 성립하는 경우가 있다눈 ㅋㅋㅋㅋ

1. 한의학에서 소변이 생성되는 과정과 그에 관련된 臟腑는?
2. 心主神 心主血이라 했다. 心熱이 발생하는 이유와 그 과정은?
3. 여기서 心熱보다는 脾虛生濕이 그 병리의 시작이 아닌가? 즉, 利水健脾시켜서 결과적으로 寧心시키는 것이 아닌가?
4. 肺脾腎에서 肺腎은 왜 설명에서 빠져있나? 귀경은 心脾肺이던데 肺는?
5. 心->심이열어소장->利水不利->水飮->心不(主)神 or 脾不運化의 과정이 맞다면 그 과정에서 복령은 주로 어디에 작용하는 약인가?

저학년을 위한 bonus. 다음에 포스팅할 약재에 대한 힌트가 저 질문에 포함되어 있습니닷~

고학년을 위한 bonus. 이 복령을 잘 이해하면 소양인의 병기 중 하나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소양인뿐만 아니라 같은 기전을 가지는 타 체질의 병증에도 이 약을 단기간정도는 응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지요. 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시간엔 택사, 의이인, 목통의 3가지 중 하나를 골라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후배들의 질문을 받을때면 난감한 때가 있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韓藥을 이해하는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고 전혀 한의학적이지 않기 때문에 예과 수준의 기초적인 설명을 곁들여야 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친한 후배녀석이 복령, 택사, 목통, 의이인의 이수삼습에 대한 내용이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찾아왔습니다.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하는 녀석인지라 약간의 질문을 섞어가면서 설명을 해주었는데 한의학개론 수준의 질문에 확실히 대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좀 씁쓸했었죠. 자신이 속한 모학회나 양방적인 내용은 잘 알면서도, 인간의 생리를 바라보는 관점이 기본적인 한의학의 관점과는 조금 어긋나 있었고 기초적인 용어를 글자만 알고 그 뜻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한약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글입니다. 한약을 이해하는 방법은 시대와 사람별로 각자 다를 수 있지만 그 근본적인 대원칙은 변함이 없는 법이라는 걸 명심하고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약을 이해하는 데 중대한 전제는 ‘인간에 대한 생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의학개론에서도 한방생리에서도 그 기본 이론은 배운 것인데도 불구하고 고학년이 되어서도 그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은 스스로를 탓할 수밖에 없겠지요. 예과와 본과1학년에 그 기초이론에 대한 학습이 중점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나 시험용으로 글자만을 알고 넘어간 상태에서 고학년에서는 기초이론의 몰이해를 기반으로 병리와 방제를 습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학년이 올라갈수록 몰이해도는 높아져 단순한 양방적 해석이나 특정학회의 편중된 이론에 의지해 한약을 접하고 있는데 특히, 양방이론과 난립하는 학회의 검증되지 않은 특정이론을 비판 없이 수용한 결과, 기초이론에 대한 몰이해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은 우려할만한 점이기도 합니다.

 잡설이 길어졌지요^^. 앞으로 4가지 이수지제를 통하여 한약을 이해하는 방법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트를~~~
그 미루고 미루었던 주제를 일부나마 포스팅합니다.

일러두기.

이 글에서는 漢醫學은 중국의학으로, 韓醫學은 한의학으로 표기합니다.

이 글을 보고 스스로 더 알아보고 싶은 분은 다음 서적을 추천해 드립니다.

-동아시아 의학의 전통과 근대. 이종찬

-중국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야마다 게이지

-상한 이론의 발전사에 관한 연구(동국대박사학위논문). 정성채


 전국시대와 한나라시대를 거쳐 황제내경과 상한잡병론이 형성됩니다. 이 두 텍스트야 말로 중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양대 산맥이지요.

 제내경을 접하는 관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 번째는 이제까지 존재해온 모든 이론과 개념 치료방법 등을 음양오행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관점이고, 두 번째는 모든 의학적인 내용을 황제내경에 있는 내용으로 바꾸어 접근하는 관점입니다. 세번째는 '최초'와 '골자'정도의 의미를 부여하는 관점입니다. 이 세가지에서 무얼 선택하냐에 따라 한의사의 인생은 달라지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언급하겠습니다.

반적으로 황제내경은 鍼灸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어 ‘중국 고유의 의학’으로 취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灸에 관해서는 동일 시대 즉,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 등에서도 있던 치료술이었고, 鍼의 개발과 발달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마왕퇴에서 출토된 ‘족비십일맥구경’ 등의 의서나 장가산 한묘에서 출토된 ‘맥서’ 등에 鍼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전국시대에 발명 또는 전해졌다고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 어쨌든 황제내경이 기본적으로 함유하고 있는 의학은 鍼灸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면 황제내경에 수록된 여러 편들은 한족 고유의 것이 아니라 인도의 의학이나 티벳 고산족의 의학, 북쪽의 기마민족에 의해 전해진 경험 들이 하나의 기술로 전해지다가 도가를 기반 사상으로 하는 한나라시대의 음양오행설이 맞물려 하나의 체계를 이루었다고 충분히 추론할 수 있지요.(자세한 사항은 위 추천서적 참고)

 한잡병론은 그 발생 연원이 조금 다른 양상을 띱니다. 중국의 사천성 근처와 양양 이남(당시 이쪽에 살던 민족은 한족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이민족)에서 존재한 경험들이 伊尹의 ‘湯液經’과 합쳐져 장중경에 의해 증상의 변화를 관찰하여 그에 따른 처방을 내리는 형식으로 정리가 됩니다. 여기에 왕숙화가 주석을 붙이고 조문의 순서를 정리한 것이 내려와 현재의 상한론의 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70년대에 일본에서 강평본이 발견되면서 상한론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게 됩니다. 현재 중국에서 나오는 상한론에 대한 책들을 보면 이 강평본에 대해 애써 무시하려는 경향이 강하지요 ㅎㅎ. 조문들을 비교해보면 道家적인 서술을 강평본에서는 거의 발견하기 힘듭니다. 즉, 상한론을 읽다가 좀 땡뚱맞은 해석이 등장한다 싶으면 어김없이 강평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상한잡병론과 황제내경을 한 데 묶어 설명하려는 시도를 무참히 짓밟는 결과가 초래되니까요. 두 텍스트를 서로 연결시켜 설명했던 역대 유명 의가들이 여럿 X되었죠^^. 개인적으로는 청나라시대의 의가들이 이 판본을 봤으면 어땠을까라고 상상하고는 피식 웃는답니다.
 또한, 강평본을 기존에 내려오던 여러 판본과 비교한 것에 의하면 상한잡병론은 그 당시 남쪽의 이민족(한족의 입장에서)의 경험이 집대성된 텍스트가 되는 것이므로 중국에서 자생한 의학이란 설을 반증하는 한 증거가 되어 현재 한족 중심으로 국가가 이루어진 중국에서 대놓고 정본으로 인정하기에 껄끄러운 책이 되었답니다. ㅋㅋ . (이는 쓰인 본초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상한론에 등장하는 약재는 거의 중국의 서남쪽에 존재하는 것.)


 여기까지 두 텍스트에 관해 언급했는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의학은 어느 순간 짠~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주위의 여러 국가나 민족으로부터 전해 받은 기술을 당시의 지배적인 사상이 결합되어 형성된 것이다’

 가 ‘중국의학은 중국에서 자생한 의학이 아니냐?’라고 물어보면 귀차니즘에 이렇게 길게 대답 안하고 단순하게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넌 네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실을 기록하냐? 누구한테 전해 들었거나 모르는 것일 때 기록하지 않느냐?’라고요.

 그럼 다시 돌아가 이 두 가지의 텍스트가 변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나라시대이후 각각 鍼灸와 方藥의 흐름이 형성되어 나름대로 발전하게 됩니다. 중간에 이를 합쳐 설명하려는 여러 노력이 있었지만 그다지 빛을 못 보게 되죠.  그러다가 이 두 줄기는 여러 번의 戰禍를 거치고 수당시대에 이르러 손사막에 의해 ‘비급천금요방’이라는 책으로 집대성됩니다. 두 텍스트의 이론이 합쳐지기 전에 의학 기술이 먼저 집대성되어 나오게 된 것이지요. 수많은 의사들이 하나의 이론으로 두 텍스트를 결합하려 했지만 시도에서 그치고  임상서가 먼저 출간된 것은 중국의학이 경험의학이라는 사실을 반영하므로 주목해야 하는 점이기도 합니다(이는 라스핀이 ‘이거 하나만 하면 돼’라는 식의 무대포식 이론가들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는 한가지 이유가 된답니다).

  ‘비급천금요방’과 당나라시대의 ‘외대비요’, 송나라시대의 ‘태평혜민화제국방’ 등등의 方書들이 등장한 후, 금원시대에 네 사람의 걸출한 의가에 의해 각각의 통합 이론(?)이 나올 수 있었던 셈입니다.

 이 원사대가라 불리는 네 명의 의사는 황제내경을 기반으로 각자의 이론을 정립하고 그 方藥은 상한잡병론을 기반으로 하여 나름대로의 입법방약을 구사하게 됩니다. 중국의학은 이 유완소 주진형 이동원 장자화에 의해 그 동안의 임상경험과 이론이 하나의 몸뚱이를 가지게 되어 비로소 ‘學’이라는 이름을 달수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병폐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줄서기’가 의학계에 성행함과 동시에, 한족 중심의 의학이 성립하게 되었다는 병폐지요. 명청시대에 이르러서는 그 양상이 심해져 말 그대로 ‘가관’이 됩니다. 저마다 뛰어난 의사들이 일가를 이루어 한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는 일이 다반사로 진행이 되지요.

 명나라시대에는 상한론에 대해 왕숙화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일가를 이루는 쪽도 있고, 그와는 반대로 왕숙화를 황제와 장중경 이후 醫聖으로 받들어 모시는 쪽도 있고, 또는 상한론에 미비했던 점을 보충하여야 한다는 쪽도 있고, 내경 중심의 의학을 주창하는 쪽도 있는 등 저마다 깃발을 하나씩 세워 醫家를 이룹니다. 이즈음에 유학자 이천선생이 비교적 중도적인 입장으로 서술한 책이 ‘의학입문’이 되는 것이죠. ‘의학입문’에는 내경부터 시작하여 금원사대가의 이론, 온병의 기초(병기십구조), 내경의 관점이 섞인 상한, 이동원의 내상에 관한 이론, 다섯가지 치법 등등 당시에 존재하던 여러 의가의 이론들이 골고루 섞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줄기를 가지고 있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좋게 말하면 의가 중심의 의학, 나쁘게 말하면 줄서기 의학이 깊게 뿌리박혀버린 중국에서는 정작 대우를 못 받는 비운의 저작이 되어버렸죠 ㅡ,.ㅡ .

 또한 청나라시대에 이르러서 상한과 내경을 한 데 묶어 정리해버린 오국통 선생의 ‘온병조변’이 등장하나, 이 책 역시 줄서기 의학이 골수까지 젖어든 중국의학의 풍토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1920년대에 이르러 醫經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같은 처방을 두고 그 해석이 각 의가마다 다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같은 상황을 두고 처방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명청시대의 저작을 읽을 때는 이러한 배경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무작정 손을 대었다가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니까요.

 그러나 1966부터 10여년에 걸친 문화혁명으로 인해 소위 전통의학이라 불리는 것들이 배척(원래는 중서의결합을 주창하였지만 결과적으로)당하고 서양의학의 병리진단에 처방만을 이어붙인 기형적인 형태의 ‘중의학’이 등장하게 되지요.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자 1980년대에 문헌 정리부터 시작하여 새로이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전통적인 해석에 의한 임상과 병행하여, 그로 인해 얻어진 데이터를 실험위주의 서양 과학의 잣대로 현대적인 모습을 갖추어 나가고 있지요. 하루에도 몇 천편씩 올라오는 논문의 양을 보면 기가 찰 정도입니다. 요 몇 년전까지만 해도 그닥 쓸만한게 없었지만 슬슬 국제 유수 저널에도 하나둘씩 등장하는 것을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형태의 의학이 형성되리라 봅니다.

 
 아무튼 청나라시대까지의 중국의학을 요약하면  ‘醫家 중심의 의학’이라 말할 수 있으며 이는 한의학과 가장 다른 점이라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분(별로 없겠지만...)은 전에 포스팅한 “라스핀‘s 說之三 ::: 왜 한의사들마다 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다르죠?”의 뒷부분에 한의학에 대한 발전사가 어지럽게 서술되어 있으니 참고하여 이번 포스팅과 비교하면서 ’다른 점‘을 찾아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원래는 "중의학과 한의학은 무엇이 다른가?"와 "본초의 기미론과 현대과학의 정량분석은 양립관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스핀에게는 사상의학이 일부분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논지의 방향이 동의수세보원에만 집중되는 것 같아 아쉽군요. 이 점을 고려하셔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나나'님의 양해를 얻어 글을 싣습니다. (아래의 회색 박스 내용이 나나님이 질문하신 부분)

 "그렇다면, 우리나라 한의계가 이제까지 사상체질론을 채택한지 꽤 되었는데, 왜 여전히 이런 불가능한 방법을 일반 한의원에서 계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사상진단법은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어렵게 고민해야만 알 수 있는 방법이고, 현실적으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는데도 계속 사상진단법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진단에 대한 평가도구 중에 민감도와 특이도라는게 있습니다. 민감도란 양성판별해 낼 수 있는 것을 말하고, 특이도란 양성을 양성으로 음성을 음성으로 판별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좋은 진단 방법이란 이 민감도와 특이도가 둘 모두 뛰어난 것을 말하는데 그런 방법은 동서양의학을 통털어 극히 드물지요. 예를 들어 병원에서 보통 그 자리에서 행하는 간이테스트는 민감도는 높지만 특이도는 낮은 편이고, 양성으로 판별된 사람 중 다시 정밀검사를 하는 데 이는 민감도는 낮지만 특이도는 높은 편입니다.

 표준화된 진단방법이란 이 민감도와 특이도가 어느 정도이상의 수준이 되어야하겠지요. 그런데 아직까지 이 표준화된 진단방법은 개발단계에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서도 언급했듯이 그전에 드라마나 언론으로 인해 일반인들은 '한의사라면 체질을 판별한다'라는 인식이 널리퍼졌기에, 급조된 진단방법들이 등장한거죠. 심지어는 손톱모양판별법, 오링테스트까지 동원하는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웃기는 사태도 벌어지는 곳도 있는게 사실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동의수세보원을 깊게 연구하지 않고있다가 당장 내원하는 환자들이 물어보니까 일단 '써먹으려고만'해서 생기는 부작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의 생김새를 보고 판단하는 것조차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ㅡ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사상진단법을 고집하는 이유"는 정말 현실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그렇게 사상의학을 비판하던 사람들이 치료율을 제대로 두세번 경험하면 아주 매몰되어 버리는 거죠. 이런 맹목적인 믿음으로 인한 부작용들로 인해 정말 깊게 연구하여 적용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되는 현상도 보입니다. 그리고 체질이 한번 판별되면 그 후 관리가 정말 쉽습니다. 이런 것도 한 요인이 되겠네요. 국가로부터 사상의학이 인정받은지 겨우 5년입니다. 그리고 겨우 걸음마를 떼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11개 한의과대학 설립이 모두 된 때는 겨우 1991년이지요. 원광대와 경희대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80년대에 생겼구요. 보편화된 교육과정으로 정착한지 얼마 안되었답니다. 의학은 '빨리 빨리'라는 재촉만으로 발전하지 않음을 고려해주세요. 다행히 한방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고 기대도 많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이 계속 유입되고 있으므로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 같으면,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므로 사용을 하지 않는 쪽을 택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시간과 심사숙고를 투자하지 않는다면 올바른 진단이 불가능하므로, 오진을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상진단을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과 노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인데요, 즉, 당연히 잘못된 진단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고서 어떤 식으로든 계속 개선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일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객관적 유의성이 있는 수준의 표준화 진단법'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좀 더 시간을 단축시키면서도 민감도와 특이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의학도 발전할테니요^^. 아직까지는 문제가 많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 나아지는 속도를 개선하려면 제 글에 언급한 5가지 요인을 개선해야겠지요 --; 즉, "오진율이 많으므로 사용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오진율이 많으니 이 오진율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개발하자"가 되어야 옳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비단 한의학에서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서양의학에서도 별다른 수가 없어서 문제가 되는 진단방법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수 없이 많답니다. 진단률 100%는 용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일례로 병원에서 그 정확하다던 태아성감별(불법이지만--)하는 진단률도 90% 전후이고, 성인남녀 성감별도 10만분의 1꼴로 틀린답니다.)

 그렇지만 그 문제점들을 계속 연구하여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이죠. 1-2년 사이의 변화는 정말 미미하지만 10여년 단위로 살펴보면 큰 차이점을 아실 수 있습니다. 시간나시면 7-80년대의 서양병리학책과 현대의 양방병리학책을 비교해 보세요. 일반인들은 알기 어려운 사실을 아시게 될겁니다. 당시에는 표준으로 인정받던 이론이나 진단방법 치료법들이 현재는 사장되거나 전혀 반대의 이론을 내세우는 경우도 허다하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인은 매년 보수교육을 의무화하고 있고 학회활동을 통하여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죠.(즉, 의료인은 평생 공부해야 합니다^^)

"더불어, 맥진기에대해서도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까운 지인이 얼마전 그 유명한 W한방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시진,문진은 하지 않고, 맥진기를 손목 발목에 걸어놓고 맥진과 사상진단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진단을 할 때 맥진은 참고사항이지 절대적인 진단법이 아닌 것으로 알고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한방병원에서 오로지 맥진, 그것도 기계에 의존하여 환자를 진단한다는 얘기를 듣고 의문이 갔습니다."

- 현재 체질분야는 사상체질만 있는게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진단기기를 말씀하시는지 알 수 가없어 쉽게 답변 드릴 수는 없습니다. 체질분야가 여러개라는 것을 대부분 사람들이 잘 모르기에 설명하기가 까탈스러워 무슨 진단이냐고 물어보면 그냥 '체질진단'이라고만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분야와 기계명을 알아야 답변드릴 수 있겠네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사상의학은 한의학의 전부가 아니지요. 그 뒤에도 일제시대 전까지 발전을 계속하였습니다.(그 유명하신 조헌영 선생님께서도 한의학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었습니다. 그 분의 저작 중에 양한방을 비교하여 정리한 임상서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80년대 후반에 대부분의 한의과대학이 설립되었고 91년에 11개 한의과대학의 모습을 갖춘점을 고려하신다면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00년대에야 시작되었음을 눈치채실 수 있겠지요. 저도 입학하고 나서야 한의학의 역사에 비해 연구개발이 늦어지는 이유를 알 수 있었으니 일반인들은 잘 모르시겠지요^^ 나나님 말씀대로 이런 상황을 조금더 매진해서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워낙에 산적한 문제가 많으니 그것도 쉬운 것만은 아닙니다.

 한의학은 국민의 사랑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나나님 같은 분의 의견이 한없이 소중합니다. 그래서 어거지라도 시간을 내긴 내는데 쬐끔 힘드네요^^. 먼 곳이 아니라면 맛따라 길따라 짧은 산책하신다 생각하시고 한번 학교로 찾아오시면 그 동안의 궁금증을 제가 아는 선에서 풀어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중략)

그리고, 이제마의 사상체질에대해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의문이 참 많거든요. 과연 이 세상 사람들을 정말 딱 4가지 체질로 분류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듭니다. 실제로 한방병원마다 체질을 다르게 분류하고, 또 같은 의사도 체질을 여러번 번복하며 헛갈려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또 현직 한의사도 사상체질론을 믿는 분 안 믿는 분이 양분화되고 있더라구요. 이 점이 환자로서 참 많이 답답합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과학이 아니라고 어떤 과학자가 말했다고 하더군요. 즉, 사상의학이든 어떠한 획기적인 의학원리이든간에, 한 환자를 놓고 열 의사가 같은 체질로 분류할 수 있는 이론이래야 정확한 이론이 아닐까요?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나나님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메일로 설날연휴에 짧게나마 정리해서 올리겠다고 약속드린만큼, 정리가 덜된 상태에서 올립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한의대생이나 한의사가 어느 모임에 참석하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침(針)과 체질(體質)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나나님이 우석한의 게시판에 질문에 대한 답글 겸 라스핀이 생각하는 체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이나 구별법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단지, 얼마전 공중파 방송에서도 한 차례 나왔던 문제, ‘왜 한의사들마다 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틀리죠?’라는 의문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요.

번째로 동의수세보원이 그 가치에 비해 한의학의 변두리에서 중심지까지 오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사상의학이 한의사국가고시 시험과목으로 채택된지 이제 5년입니다. 국가고시과목이라는 것은 한의사가 알아야할 필수 내용이므로 이를 검증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채택되기 전에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11개 한의과대학 중에서 사상의학을 전공필수가 아닌 전공선택, 심지어는 교과과정에서 빠져있었던 학교도 있었다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표준화된 체질감별법이 개발되기도 전에 드라마의 영향으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저마다의 기준이 난립하게 된 것이지요. 2007년 현재는 그 체질진단의 표준화가 연구 및 개발되고 있는 상태랍니다. 지금은 개발단계에 있지만 요구하는 수준의 객관성이 확보되면 멀지않아 보수교육 또는 공고를 통해 한의사들이 표준적인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번째로 국가적인 지원의 미비함입니다. 몇 달전에야 국립대학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된다고 발표가 났습니다. 현재 11개 한의과대학은 모두 사립대학에 설치되어 있지요. 사립대학은 그 특성상 연구개발보다는 한방병원이 내는 수익성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1-2년 들어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학문의 발전보다는 당장의 수익에 목을 매는 것이죠. 대부분의 한의과대학에서 진행되는 연구개발은 학문 발전이 초석이 되는 기초분야(원전 경혈 본초)보다는 일단 ‘돈’이 되는 한방화장품 건강식품 특정질병치료처방 등에 국한되어있습니다. 한의학연구원에서는 대한민국의 전통의학서적을 정리하고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약재의 진위감별에도 벅찰 것이기에, 국가의 지원을 받아 꾸준히 기초연구를 행할 수 있는 곳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한의계에서는 그나마 국내에서 연구환경이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국립대학내 한의대 설치를 지난 10여년간 요구하였고 그 결실이 2008년에야 나타나게되었답니다. 재작년에는 이 열악한 사립대학교의 사정 속에서 어떻게든 비용을 변통하여 기초연구를 해오시던 일부 교수님이 피해를 입는 사건도 있었으니 시급한 문제입니다. 중국과 일본, 인도만 보더라도 자신들의 전통의학을 유니세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고 엄청난 자본을 뿌려대고 있는 형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비한다는 것이 겨우 한의학연구원에서 데이터베이스화를 진행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한의학의 한 분야로 취급되고 있는 사상의학에는 얼마나 관심을 쏟고 있겠습니까? 국가의 지원없이 사립대학의 부속한방병원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초로하여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으니 굼벵이는 저리가라겠지요. 이 ‘국가의 지원 미비’라는 점은 말만 해도 속터지니 이 즈음에서 그만두고 다른 것을.....

번째로는 동의수세보원을 보는 시각차입니다(효과의 우수성으로 인해 지금은 그래도 많이 없어진 편인데 한의계내에서 ‘사상의학’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동의수세보원을 하나의 동떨어진 의학체계로 보는 관점"과 "의학 발달 과정의 필연적인 산물"으로 보는 관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라스핀은 후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지요. 어쨌든 이 부분이 감별진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전자의 관점으로 처방전을 내려면 반드시 체질감별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결과 효과도 확실하고 부작용도 확실--;하게 되는 것이죠. 따로 동떨어진 의학이라고 생각하기에 동의수세보원의 틀 안에서 해결을 시도하므로 가부(可否)가 확실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후자의 관점을 가지고 처방전을 내려면 기존의 처방(후세방)을 가지고 일단 급한 증상을 소실시켜놓고 그 소실되는 과정을 살펴 체질을 감별하게 되는데 체질감별에 있어서는 오진할 확률이 약간 줄어들지만 치료과정은 길어진다는 단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 후자의 방법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아직까지는 이 두가지 관점사이에서 충돌이 많은 편입니다. 학자 중에서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의 저작이 언급되는 것도 싫어하는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랍니다. 그러나 이런 견해의 차이로 인해 동의수세보원에 대한 연구가 심도있게 진행된다면 좋은 일이겠죠. zZ.

번째는 약재의 해석에 대한 문제입니다. 기존의 한의학에서는 기미(氣味)를 중점으로 약성(藥性)을 파악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지요. 동의수세보원은 용어부터가 기존의 한의학과는 다릅니다(이 부분에 대해 라스핀은 동의수세보원에 어떤 한의학 저서보다도 큰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철저한 관찰’을 바탕으로 재정립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약성(藥性) 또한 전혀 다른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합니다. 앞서 포스팅한, 소양인형방지황탕과 청대말의 강독패독산을 비교분석은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인 셈이나 약재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선행된다면 좀더 쉬이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약재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가 필요한데 현 시점에서는 갈 길이 요원한 상태랍니다. 라스핀이 본초학교실에 몸담기로 결정한 이유가 제가 세웠던 가설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약성(藥性)을 연구하는 것이었답니다. 그런데... 아뿔사... 아주 아주 기초적인 진품(眞品)에 대한 분석조차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니라는 상황에 방향을 크게 선회해야만 했지요.(‘너네들이 지금 열심히 해놓으면, 너희 후배들부터는 가능할 것이다’라는 교수님말씀에 우왕좌왕했던 기억이 ㅠㅜ). 이는 국가 학교 학자 학생 모두 게으름의 삼위일체로 빚어진 결과니 앞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라는 정도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__)

섯번째는 현실 임상가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동의수세보원을 저술하신 이제마선생이 한 사람의 체질을 감별하기위해 반나절 또는 하루 이상의 시간을 환자와 같이 보냈다는 일화가 몇 개있습니다. 이 일화는 그만큼 체질 진단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현재 대부분 한의원은 이런 '시간을 들이는' 진단을 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의사에게는 순수하게 진료에 대한 수당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침구를 시술하거나 약을 지어야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는것이죠. 그래서 '첩약의료보험'을 시행해 달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FTA가 체결되면 이러한 요구는 물 건너간 상황이 되겠지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타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딱 한가지 뿐입니다. 동의수세보원은 체질감별이 틀렸을때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암시하고 있으므로, 환자 스스로 믿음을 줄 수 있는 한명의 한의사에게 꾸준히 진단치료를 받는 것이 그 길입니다. 동의수세보원에 있는 처방만큼 부작용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처방은 현존하는 전통의학(중국 한국 일본 등등)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아주 용렬한 의사가 아니라면 쉬이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답니다. 임상가에서 사상의학에 아주 조예가 깊으신 유모 선생님은 체질감별이 정말 곤란하면 아예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약 한두첩을 주어 그 반응을 살펴 감별하신다고 하고 이 분의 책에서도 그 방법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의사 개인의 능력차, 유통되는 한약재의 문제, 검증되지 않은 유사의료에서 파생한 진단방법 등의 요인을 들 수 있겠으나, 앞의 다섯가지가 주요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의수세보원에 기반한 사상의학은 일반인들의 관심도는 저 높이 있는데반해 사상의학을 둘러싼 제반 사항 및 학문에 대한 연구, 인식 등은 뒤쳐지고 있는 형편이라 체질 진단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네... 갈 길이 아직도 멀고도 멀지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하는 수밖에.....

+ 앞서의 '처방'이라는 단어에서, 이 글에서만큼은 "변증론치"를 전부 의미한다고 생각해주세요. '변증론치'는 전문용어라 그나마 쉬이 알 수 있는 용어를 선택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__)

+ 세번째 관점차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복잡다단한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상한잡병론, 금원사대가 저작, 황제내경, 난경, 의학입문, 온병집성, 동의보감, 동의수세보원을 겉핧기나마 접하신 분들(언급한 책을 대부분 배우는 한의대과정을 밟으신분 포함)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하시는 비판은 가뿐히 무시 비스무리하게.... 쿨럭...... (몇년전에 어느 유명하신 분이 사석에서 동의보감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하시기에 한 번 읽어 보셨냐고 여쭈었더니...글쎄 목차만 대충 봤다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허탈해했었습니다. 참고로 현재 그 분은 동의보감 추종자가 되어있으십니다만...흠)

이 글에서는 세번째 관첨차에 대한 라스핀의 관점을 총괄적으로 언급하고 다음기회에 부분부분 예시를 들어가며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상의학은 완전한 다른 체계라고 믿는 분이 이 글을 본다면 초짜가 알지도 못하면서 별 잡스러운 소리를 한다고 화를 내실지도.... (__)

중국의 전통의학 발전사를 보면 크게 2가지 흐름으로 요약됩니다. 황제내경을 기초로 음양오행설에 그 기초를 두고 발달한 흐름과 상한잡병론에 기초를 두고 발달한 흐름이지요. 이 2가지 흐름은 청대 중기에 이르러서야 오국통선생에 의해 집대성됩니다. 그래서 중국 전통의학의 의경(醫經)이라고 하면 황제내경, 상한잡병론, 난경, 온병집성(온병집성은 근대에 들어서야 인정받음)을 말한다 하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학발달사는 약간 다른 형태를 띄게 됩니다.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본초서나 처방서가 주류를 이루다가 종합의서인 동의보감이 저술된 이후로 눈에 띄게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것이죠. 이는 동의보감의 편제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질병에 대한 인식이 넓어진 것은 차지하고서라도(온병집성과 비교해 보면 각 병인에 대한 기술이 상세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질병의 정의가 변화된 것을 서술(저술 당시에 다른게 있다면 그 끝에 정의를 내림)하고 분류를 한 후 타 유사 질병과의 감별점과 예후를 언급한 뒤에 각 변증 방법(대개는 팔강변증과 오장육부변증)에 따라 처방을 기록한 점은 의학사의 대변혁이었다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서술 체계는 현대 의학과 별반 다를게 없는 것이기도 하며 서양의학과 비교해 볼때 시대적으로 훠~~~월신 앞선 것이기도 합니다.
이 동의보감으로 인해 우리의 전통의학은 ' 의가(醫家)의 이론에 따라 체계가 좌지우지되는 청대말기까지의 중국의학'과는 다른 길을 걷게됩니다. 실증적인 관점을 확보하게된 이후로 독자적인 길을 걷다가, 조선말기에 이르러 황제내경과 난경과 아주 결별선언을 하게 되는 저작이 바로 동의수세보원입니다. 성명론부터 의원론까지를 살펴보면 용어가 정말 색다름(?)을 알 수 있는데(현재에서야 어려운 용어일뿐이지 저술 당시에는 일상적으로 쓰인 용어^^ 좀 오래된 우리말 사전을 이용해 보세요~)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존의 용어를 버리고 새로운 용어로 인간의 생리와 병리를 해석하려고 한 노력이지요. (동의수세보원을 읽을때마다 생각나는 것... 그건 바로 끔찍할 정도로 집요하다는 점입니다 ㅠㅜ) 동의수세보원의 편제는 일반인들 생각과는 다른 형태입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새로운 의학체계에 대한 기초가 실려있고 그 다음이 의학 발달의 필연적인 결과이며 모자란 부분의 보충이라 보여주는 의원론이 있으며 그 다음이 각 체질별 병리가 기술되어 있고 마지막 즈음에서야 사상인 체질 변증론(체질을 감별할때의 일반적인 사항)이 등장합니다. 즉, 책의 편제에 따르면 이렇게 되겠죠. 일단 환자의 일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그 다음에 병증을 파악한 후 최후에 체질을 확실하게 감별하여 치료에 임한다는 순으로요.(누차 말씀드린대로 라스핀의 가설입니다.)

제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기존의학에 미비한 점인 "나머지를 채웠다"라는 부분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이제마선생이전의 관점으로도 동의수세보원에 수록된 병증을 바라보는게 가능하다라는 가설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앞서 포스팅한대로 변증의 통합을 제가 꿈꾸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러므로 사상의학의 테두리 안에서 맴도는 것은 아니랍니다. 당근 '나머지를 채웠다'라는 것이므로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스스로 알아 낼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결국 라스핀이 지향하는 바는 "상한잡병론부터 의학입문 동의보감의 수순을 밟은 뒤, 온병집성 또는 청대말기의 중국의학과 비교분석을 통하여 동의수세보원의 끝부분에 기술된 사상인 변증론(단순화해서 말하면 일반화된 체질감별)에 의지하지 않고서 병을 파악할 수 있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한 10년쯤 걸릴것으로... (__)).
아주 아주 도식화 단순화 해서 말하면 이 가설이 '임상적'으로 실용화된다면 ‘왜 한의사들마다 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틀리죠?’란 말을 들을 필요가 없이 즉, 체질감별 없이 동의수세보원에서 기술하는 변증용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완전하게 '실험적'으로 검증되려면 본초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지요. 통합하려면 약성을 기존의 이론으로 입증할 수 없을테니 말이지요. 현재는 일단 이에 대한 '단서'를 아주 쬐끔 잡은 형편입니다. 지도교수님의 말씀처럼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가능하리라고 보면서 연구직에 있을랍니다. 차라리 아예 몰랐으면 임상가에 나갔을텐데... 그넘의 궁금증땜시... ㅡㅡa <- 나이 먹을만큼 먹은 넘이 돈벌어서 장가갈 생각은 안하고 학교에 남는다는걸 이해 못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이번 포스팅에서 사알짝~~끼워 넣습니다. ㅋㅋ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의 말재주가 탐탁치 않은 관계로 이 정도뿐이 표현을 못하는게 한스러울뿐입니다.ㅠㅜ

+ 뒷 부분은 따로 떼내서 보충한 후 새로운 제목 "라스핀‘s 說之四 ::: 중의학과 한의학은 뭐가 다르지?"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