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21 - [맨정신에 詩歌畵書를 즐기자] - 라스핀의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展 관람기, 첫번째 섹션에 이어서 올립니다.

두번째 섹션에는 풍경화가, 세번째 섹션에는 역사화가, 네번째 섹션에는 풍속화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섹션에서 기억에 남는 풍경화는 2개인데 그 중 하나는 작품명이나 작가에 대해 잊어서 포스팅에 포함시키지 못했습니다 -_-;;; 그 기억에서 사라진 작품은 '가까이서 보면 낭만주의 작품처럼 보이지만 일정거리 떨어져서 보면 사실주의 작품처럼 보이는' 강가를  그린  것이었습니다.  두번째섹션의 좌측 모퉁이에 전시되어 있었으니 혹 아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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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하나인 위 그림은 A.I.쿠인지의 '발람섬에서'라는 작품입니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비바람이 몰아치고 난 뒤 한결 깨끗해진 공기 사이로 나무 두그루가 아직 가시지 않은 바람에 흔들리는 듯하지요. 저 나무가 배경과 강하게 대비되어 입체감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마치, 그림 사이에서 떠있는 느낌이랄까요? 저 뒤로 보이는 숲은 어둑어둑한 반면 나무가 있는 곳은 선명해서 폭풍우가 이제 막 물러났다는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오른쪽 중간에는 비 온뒤 물가의 풍부한 먹이를 찾으러 나온 부지런한 새가 저공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고요하면서도 생기넘치는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여행을 가고 싶어지더군요.

두번째 섹션의 역사화 중 당연 백미는 일리야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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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한참을 말을 주고 받으며 그림의 한구석 한구석을 살폈습니다. 여행을 막 마치고 돌아온 듯 한 손에 짐을 들고 있는 주인공과 이에 놀라는 듯한 나머지 구성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역시 파일 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뒤로 보이는 방은 좀더 밝고 사건이 일어난 방은 조금더 어두웠습니다. 아마도 이 인물이 집에 돌아오기전에는 집구석이 좀더 화평했었나보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했습니다(물론 라스핀만의 생각입니다ㅋ). 벽쪽의 남자애는 불안한 듯 문 뒤로 몸을 숨기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면서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고, 테이블의 앞쪽 여자애는 상당히 놀란 듯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소리낼까 두려워 손으로 입을 막아가고 있으며, 뒷쪽의 여자애는 그자리에서 이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에 얼음이 되어버린 듯합니다.그리고 주인공과 구성원들의 공간이 단절되어있는 듯한 구도... 한 그림에서 이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옆의 친구왈 '진짜, 놀랬다보다'....(__)  한사람 한사람의 표정이 살아나는게 위 도판으로 보는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으니 한번 가서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전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시간이 3시쯤이기 때문에 도슨트의 설명을 놓쳤기에 전시장앞에서 3천냥에 대여해주는 해설녹음재생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림을 보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잘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이 작품을 볼때는 살짝 들어봤습니다. 해설에 따르면, 혁명을 위해 활동하러 집나간 가족 중의 하나가 다시 돌아왔을때의 장면을 그린 것인데 일리야 레핀이 등장인물을 여러번 고쳤다고 합니다. 위 그림의 오른쪽에 있는 것이 지금 전시 중인 그림이고 남자로 바꿔 그린 그림은 아쉽게도 전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배경지식을 얻고 나서(?) 다시 본 그림은 또 새로운 느낌입니다. 그리고, '민중과 괴리된 혁명은 부질없는 짓이다'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두번째 섹션의 함축된 이야기를 담은 레핀의 작품을 뒤로하고 풍속화를 볼 차례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기억력의 한계로 순서가 뒤죽박죽입니다.

풍속화 섹션은 다양한 작품이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첫번째 기억에 남는 작품은 K.V.레베데프의 '노부모의 상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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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보면서 '뜨끔한' 사람이 많았을 줄로 사료됩니다 (__). 상경한 부모는 무슨 죄지은 듯 위축되어 아들의 앞에 서있고 아들은 아주 불량한 자세(?)로 다그치는 듯한 모습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라스핀의 서울유학-_-시절 저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취하던 큰아들한테 주려고 반찬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올라오신 어머님에게 '뭐하러 이 무거운 걸 들고 오세요'라며 아주 싸가지없는 행동을 한적이 있었죠. 물론, 아주 조그마한 몸으로 그 무거운 짐을 들고 오실때 힘들어하셨을껄 알아서 속상해서 한 말이었지만 결코 잘한 짓은 아니었습니다. 학교든 직장이든 서울로 서울로 향하는 이들이 많은 이 땅 어딘가에서 저런 상황이 있을 것을 생각하니 조금 답답해 졌습니다. 이 그림 앞에 선 많은 이들이 침묵을 지키며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군요. 왠지 모르게 무거워진 다리를 이끌고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아래는 먀소예도프의 '지방자치회의 점심식사'라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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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빛아래 식사를 하는 모습이어서 별 생각없이 지나가려했는데 작품명이 '점심식사'가 아닌 '지방자치회의 점심식사'임을 상기해냈습니다. 처음엔 동네 이장 모임정도 되는가보다고 생각하다가 그림 상단의 창문으로 보이는 접시닦는 인물을 본 순간 '아하'하는 탄성을 나지막하게 질렀습니다. 집사인듯한 인물 앞에는 고가의 촛대가 있어 화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앞의 인물들에게 연민을 가짐과 동시에 우리네의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인수위에서 추진하는 모든 일이 서민을 더욱 힘들게 하리라는 상황이 겹쳐지면서 '이거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겠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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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소도예프의 다른 작품 '농번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앞쪽의 식물이 '엉겅퀴다, 민들레다, 국화과 식물들이 저기서도 잘 자라네'등의 말을 친구와 주고받다가 작가의 이름을 확인한 뒤엔 조금더 자세히 보았습니다. 왼쪽의 어린 아해 둘은 추수의 기쁨이 드러나 있지만 맨 앞의 농부는 왠일인지 시름이 가득한 얼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왕정의 부정부패는 극에 달해 있었고 권력자들의 호가호위 또한 극심했던 시대였으니 정작 추수의 기쁨보다는 착취에 대한 걱정이 앞서 있었겠죠. 게다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젊은이들은 도시로 일거리를 찾아 나가고 농촌엔 아해와 노인들뿐이던 상황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뭐, 한국이라고 별반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며칠전 인수위에서 농진청을 출연기관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었지요. 라스핀이 그 내용을 처음 접했을 당시 '미친..... 저 인간들 머리에 총알을 박아주고 싶다. 자를려면 산업과 행정직들이나 잘라.'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농진청의 육종기술은 가히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국내에서 잘 자라지 않는 약재를 농진청에 가져다 주면 어떻게든 길러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고수준입니다. 이는 국가기관에 속해있기때문에 장기연구가 가능하다는 점과 농사꾼이나 다름없는 농진청 연구원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그러나 출연기관이 되면 장기과제는 꿈도 못꿉니다. 이는 출연기관연구소에 속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지요. 게다가 출연기관화되면 수익을 내야하기때문에 그동안 무상으로 공급되었던 모든 기술에 로열티가 부과되어 결국 농산물의 가격 상승을 초래합니다. 특히 땅이 척박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육종학의 바탕없이는 고효율의 농작이 불가능하기때문에 장기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식물이 뭐 '자라라'라는 말 한마디로 된답니까? 몇 세대에 걸쳐 연구에 연구를 거치는데 보통 몇 년씩 필요하지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출연기관화시켜서 보여주기식 연구과제수행을 하라니요... 도대체 인수위의 머리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그림 위에 펼쳐지는 국내의 상황이 발을 더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휴.......

에구, 무거운 분위기를 전환할 겸 다른 작품을 이야기해보도록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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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프의 '기숙학교'입니다. 저 여학생들 간도 크죠? 화장실도 아니고 담벼락도 아닌 방안에서 연초를 태우다니요ㅋㅋㅋㅋ 끽연을 즐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제 사감선생이 등장할까 마음 졸이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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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보그다노프의 '암산'입니다. 학생들의 표정이 다채롭습니다. 역시 파일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칠판에는 문제가 적혀있습니다. 10의 제곱부터 14의 제곱까지 더한 뒤 365로 나누는 문제지요. 답은? 예 2입니다. 라스핀은 암산에 쥐약이기때문에 (10^2 + (10+1)^2 + (10+2)^2 + (10+3)^2 + (10+4)^2 )/2 로 풀었습니다. 물론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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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키브셴코의 '농가의 깃털작업장'입니다. 친구와 함께 이 그림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농담과 사는 이야기를 노동요 삼아 일하고 있는 작업장입니다. 여기서 그림 가운데 뒷모습의 여인이 농담에 살짝 기분이 나빴는지 위험한 수준의 비꼼을 동반한 농담으로 맞받아칩니다. 그러자 다른 이들이 박장대소를 하지요. 이때 불의의 반격을 당한 아줌마는 벌떡 일어나 손가락질하며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화내는 모습을 쳐다보는 할머니와 그 주위의 인물들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기대하며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지요^^.
 친구들과 농담을 건네다가 한사람이 삐끗하는 상황을 연상케 만드는 이 그림에 이런 스토리를 붙이며 다른 작품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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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바노프의 '가족'입니다. 역시 친구와 함께 여기에도 스토리를 붙였습니다. 가부장적인 가족입니다. 두번째 줄의 가장과 그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힘차게 걷고 있습니다. 대가족의 대부인을 연상케하지요. 세번째 줄의 내외는 좀 다릅니다. 고개를 약간 떨군상태로 힘없이 걷고 있으며 안색또한 좋지 못합니다. 큰아들내외인데 손을 잇지 못했습니다. 딸만 있군요. 네번째 줄의 내외는 아직 자식이 없나봅니다. 화려한 여인의 옷차림에 아직 치열한 살림!을 겪지 못한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음... 결혼한지 얼마 안되는 듯합니다. 맨 앞줄의 여인은 이 가족이 애지중지하는 공주님입니다. 화려한 옷차림에 세파에 찌들지 않은 듯한 모습과 나들이에 약간은 수줍은 모습이네요. 맨뒤의 남자는 집안의 막둥이인가 봅니다. 말썽꾸러기인 듯 가족과는 약간 떨어져 걸으며 '껀수'를 찾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럴싸한 스토리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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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람기 두번째 포스팅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의 배끄는 인부들'이란 작품입니다. 그림의 폭이 약 30~40센티미터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그래서 눈이 나쁜 라스핀으로서는 난감했지요. 아무튼 12명(열심히 세서 11명이라고 하자 옆의 친구가 저 뒤에 한 명 더 있다고 말해줬습니다)의 얼굴이 가지각색입니다. 개미의 법칙이라 할까요? 맨앞쪽의 두명은 정말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있는데 반하여 중간 중간의 열에는 묻어가려는 심뽀를 가진 인부들도 여럿 보이네요. 인부들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피곤에 절어 있습니다. 옷가지들도 여기저기를 기워서 궁핍한 삶을 보여주고 있군요. 장거리를 끌어 온 듯 배에 묶인 줄은 팽팽하지 않습니다. 먀소도예프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레핀의 작품에서도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파일상에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채도가 상당히 낮은 그림이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암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로써 관람기 두세네번째 섹션을 마칩니다. 기대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섹션이었습니다. 러시아의 1800년대 후반 상황을 그림 한 장에 담은 작가들의 열정도 열정이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혁명의 씨앗'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섹션입니다. 특히, 먀소도예프와 레핀의 그림은 대한민국의 현상황을 떠올리게해서 참으로 인상깊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더 나은 세상을 갈망했던 러시아의 거장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간직하며 라스핀은 아방가르드 작품을 감상하러 발길을 옮겼습니다.

황금같은 토요일, 건축93 이모형님과의 약속 등을 겸하여 상경했습니다. (강신화교수님께서 버스비를 대신 내주시는 행운을 얻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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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미널에 도착해서 이모선배한테 전화를 했더니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라는 메세지가 라스핀을 반겨주었고, 미리 약속한 친구는 집에서 늦는다는 전언이 있었습니다. 하릴없이 읽다가 만 'Brain story'를 뒤적거리며 시간을 때웠지요.

친구가 도착하고, 저녁약속이 취소되었으니 점심식사(늦게 나타난 친구에게 덤탱이 씌움) 후에간만에 예술의 전당에 가보자고 했습니다. 뮤지컬 캣츠 이후 처음 방문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플랑카드가 라스핀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들었죠. 바로 '칸딘스키와 러시아거장展'이었습니다. 칸.딘.스.키라는 글자를 확인한 뒤로는 저녁약속이 취소된 것이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을 했더랬죠(점심식사 중 급한 일이 생겨 지방에 내려갔다는 이모형님의 연락이 있었지만 그다지 서운해하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

라스핀은 바우하우스 시절의 칸딘스키를 좋아합니다. 특히, 그 원색에 가까우면서도 결코 난잡하지 않은 색채와 선은 라스핀의 마음을 한껏 사로잡았었지요. 점심을 후다닥 해치운 뒤 니코친을 양껏 공급하고 나서 미안한 마음에 비싼 점심값을 문 친구의 티켓까지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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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인 복장(?)을 하고 있는 지킴이를 지나서 첫 섹션에 들어섰습니다. 초상화가 잔뜩 있더군요(라스핀은 사실주의 작품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_-). 그때서야 손에 들려진 팜플렛을 들춰봤습니다. 그때서야 상황을 이해한 라스핀... 이왕 이렇게 된거 즐기기로 결심했습니다. ㅋ

오호, 톨스토이(I.E.레핀)와 차이코프스키(N.D. 쿠즈네초프)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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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이 덮수룩한 차이코프스키만을 본 라스핀으로서는 적응이.....(__) 그러나 오른손 아래의 악보와 눈빛은 절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섹션에 있는 초상화에서 느낀 공통점이라면 얼굴부분이 다른 부분에 비해 꽤 선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조명때문이 아닐까 싶어 천장을 향해 두리번거렸지만 딱히 조명이 집중된 것은 없었지요. 그리고 위의 그림에는 잘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검정옷(차이코프스키)의 표현이 대단했습니다. 몇단계가 될지 모르는 명암의 표현이 눈에 잡히더군요.
 어쨌든, 심각하게 감상하고 있던 옆에 있는 친구에게 '저기 차이코프스키 콧등 봐봐. 빨갛다. 추운데서 모델하느라 고생하고 있으니 그림을 빨리 끝내라는 압박의 눈빛을 보내나부다'라는 요지의 농담을 건네면서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다른 초상화들을 감상하며 자리를 옮기는 발목을 잡은 그림은 달밤(I.N.크람스코이)입니다.
 한 여인이 달빛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있는 그림이었는데 달빛이 느릿느릿 지나가는 듯한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림의 폭도 약2미터 정도가 되어 분위기를 느끼는데 일조하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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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 뒤로 서있는 나무에는 직접 달빛이 닿아 선명하였지만, 정작 여인의 벤치와 달빛의 경로 (올려놓은 파일에선 아예 안보입니다 -_-;;)는 약간의 뭉그러짐으로 퍼지는 달빛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자세하게 보면 미인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상 '엄청난 미인'으로 둔갑하고 있었지요^^. 뭐, 친구는 '저 정도면 미인이다'라는 말을 했지만서도요...

 아! 그리고, 벤치에 얹은 저 손은 저로 하여금 '저 빈공간에 앉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물론 화가 자신이 무언 중에 '자신의 자리'임을 말한 것일테지만요 ^^.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을 있었는데 커플들의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말없이 침을 흘리기 일보직전인 남자와 시샘하는듯 남자의 팔을 더욱 힘차게 잡으며 다른 섹션으로 발길을 옮기려는 여인......의 묘한 신경전 말이죠. ㅋ

이제 라스핀의 관람기는 달밤의 몽환적 분위기를 뒤로 남겨놓고 두번째 섹션으로 넘어갑니다.

요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ㅠㅜ

정확히 말하면 아주 못 자는 건 아닌 얕은 잠(淺眠)이지요. 갖가지 꿈을 꾸는데 상당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이제마 선생님이 꿈에 나타나서 동의수세보원 강의를 하신다눈 ㅡㅡ;

이러한 연차로 며칠 전에도 '무간도' 시리즈 전편을 보면서 보낸 후 하루종일 헤렸고, 오늘은 '태양의 노래'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천면 상태에서 본 영화라 내용은 가물가물한대 OST만큼은 맴도는 기이한 현상을 겪고 있지요.

무간도를 보고 나서는 채금(蔡琴)의 "被遺忘的時光"이, 태양의 노래를 보고나서는 Yui의 "Good-bye days"와 "Sky line"이 귓가에서 어슬렁거리며 사라지지를 않는군요.


영화 자체는 뭐랄까... "그래도 행복한 느낌?" 뭐 그렇습니다. 슬프기만한건 아니였다눈.....

태양의 노래 (タイヨウのうた, 2006)
감독 : 코이즈미 노리히코
출연 : 유이, 츠카모토 타카시, 아사기 쿠니코

Goodbye days

- Yui (태양의 노래 タイヨウのうた, 2006, OST)



だから今会いに行く そう決めたんだ
그러니까 지금 만나러 갈거에요. 그렇게 결정했어요

ポケットのこの曲を君に聞かせたい
주머니 속의 이 곡을 그대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そっとボリュームを上げて確かめてみたよ
살며시 볼륨을 올리며 확인해봤어요

Oh good-bye days

今変わる気がする
지금 변하는 느낌이 들어요

昨日までに So long
어제까지가 So long

格好よくない優しさが側にあるから
멋지지않은 상냥함이 옆에 있으니까

La la la la la with you

片方のイヤホーンを君に渡す
한쪽 이어폰을 그대에게 건네요

ゆっくりと流れ込むこの瞬間
천천히 흘러나오는 이 순간

上手く愛せていますか?
제대로 사랑하고 있습니까?

たまに迷うけど
가끔 헤매지만

Oh good-bye days

今変わり始めた胸の奥 All night
지금 변하기 시작한 가슴속 All night

格好よくない優しさが側にあるから
멋지지않은 상냥함이 옆에 있으니까
La la la la la with you

出来れば悲しい思いなんてしたくない
가능하면 슬픈 생각따윈 하고싶지 않아요

でもやってくるでしょう その時 笑顔で
그래도 찾아오겠죠. 그때 웃는 얼굴로

yeah Hello!! my friend なんてさ
yeah Hello!! my friend 같은걸

言えたならいいのに
말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同じ歌を口ずさむ時
같은 노래를 읊조릴 때

そばにいて I wish
옆에 있어줘요 I wish

格好よくない優しさに会えてよかったよ
멋지지않은 상냥함을 만나서 다행이에요

La la la la good-bye day



Sky Line

- Yui (태양의 노래 タイヨウのうた, 2006, OST)



ちょっとだけ 考えすぎちゃうみたい
조금 지나치게 생각해버리는것 같아요
眠れない部屋のなか
잠들수없는 방안에서

いっそもう 夜を飛びだしてみたい
차라리 이젠 밤을 뛰쳐 나가보고 싶어요
窓辺にため息が落ちる
창가에 한숨이 떨어져

ツキアカリヲヌケテ 遠くまで
달빛을 앞질러 저 멀리 까지
羽ばたいてみたいのに
날아 오르고 싶은데
どうしたらいいのだろう?
어떻게 하면 좋은걸까요?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飛び方を 知らないだけ…
날아 오르는법을 모르는 것뿐...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誰か教えてくれたら いいのに
누군가가 가르쳐 준다면 좋겠는데

きっとまだ 知らないことばかりだよ
틀림없이 아직 모르는것 뿐이에요
TVも嘘ばかりで
TV도 거짓뿐이고

アマヤドリノトチュウ いつまでも
비를 피하던중 언제까지나
こうしてはいれれない
이렇게 하고 있을순 없죠
ずぶ濡れでも かまわない
흠뻑 젖는다고해도 상관없어요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飛び方を 知らないだけ…
날아 오르는법을 모르는 것뿐...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空に出なくちゃいけない To skyline
하늘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돼죠 To skyline

チャンスを待ちきれない
찬스를 기다릴수만은 없죠
同じ朝を繰り返して
똑같은 아침을 반복하며
いくつ教えただろう 描いてゆく skyline
얼만큼 알려주었던건지 그려가는 skyline

飛び方は 知らないよ 飛べるかも分からないよ
날아오르는법은 몰라요 날수있을까도 모르겠어요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だけど ゆくよ
다케도 유쿠요
그래도 갈꺼에요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飛び方を 知るためには…
날아 오르는법을 알기 위해선
I want to fly well I want to fly well
空に出なくちゃいけない To skyline
하늘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돼죠 To sky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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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하늘과 소매사이로 빼꼼하니 내놓은 손가락,
그 손가락 사이로 소복히 쌓인 눈이 보이는 듯 합니다.

국시실옆 베란다, 깨질듯한 두통을 저주하며 저타르의 연기를 양산할 즈음 환상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맘때면 늘 그렇듯... 악의를 품은 삼례 바람...

so 일찌감치 책을 덮고와서 잔잔한 음악을 들어 봅니다.

함박눈만 내리면 딱일텐데...라는 잡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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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 Christmas - 陳奕迅


曲:李峻一 | 詞:李峻一 | 編:Terry Chan
 

誰又騎著那鹿車飛過
忘掉投下那禮物給我
凝視那燈飾 只有今晚最光最亮
卻照亮我的寂寞
누가 또 그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날아가며
내게 선물을 던져주는 걸 잊었나봐
장식된 전구를 물끄러미 보니 오늘밤이 가장 밝게 빛나는 듯해
하지만 유독 나의 외로움만을 비추네


誰又能善心親一親我
由唇上來驗證我幸福過
頭上那飄雪 想要棲息我肩膊上
到最後也別去麼
누가 인심써서 내게 키스 한번 해줄 수 있을까요?
입술위 자국으로 내가 행복하게 보냈음을 증명하게
머리위에 날리는 눈발은 내 어깨위에서 머물고자하네
마지막까지 가지 말아줘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人浪中想真心告白
但你只想聽聽笑話
Lonely, Lonely Christmas
Merry, Merry Christmas
明日燈飾必須拆下
換到歡呼聲不過 一剎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인파 속에서 진심을 고백하고 싶지만 넌 그저 농담으로만 듣지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내일은 전구 장식들을 반드시 떼버려야지
환호성과 바꿨지만 한 순간일 뿐이야


誰又能善心親一親我
由唇上來驗證我幸福過
頭上那飄雪 想要棲息我肩膊上
到最後也別去麼
누가 인심써서 내게 키스 한번 해줄 수 있을까요?
입술위 자국으로 내가 행복하게 보냈음을 증명하게
머리위에 날리는 눈발은 내 어깨위에서 머물고자하네
마지막까지 가지 말아줘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人浪中想真心告白
但你只想聽聽笑話
Lonely, Lonely Christmas
Merry, Merry Christmas
明日燈飾必須拆下
換到歡呼聲不過 一剎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인파 속에서 진심을 고백하고 싶지만 넌 그저 농담으로만 듣지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내일은 전구 장식들을 반드시 떼버려야지
환호성과 바꿨지만 한 순간일 뿐이야


明晨遇到 亦記不到 和誰在醉酒中偷偷擁抱
仍然在傻笑 但你哪知道 我想哭
和誰撞到 亦怕生保 寧願在醉酒中辛苦嘔吐
仍然在頭痛 合唱的詩歌 聽不到
내일 새벽이 됐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
술에 취해 누구와 몰래 포옹을 나눴는지
여전히 바보처럼 웃고 있지만 사실은 울고 싶다는 걸 니가 어찌 알까?
누굴 만나도 또 낯가림에 움츠러들고
술에 취해 힘들어 차라리 토를 하고 싶을 뿐
여전히 머리가 아프고 함께 부르는 노래는 들리지도 않아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人浪中想真心告白
但你只想聽聽笑話
Lonely, Lonely Christmas
Merry, Merry Christmas
明日燈飾必須拆下
換到歡呼聲不過 一剎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인파 속에서 진심을 고백하고 싶지만 넌 그저 농담으로만 듣지
Merry Merry Christmas
Lonely Lonely Christmas
내일은 전구 장식들을 반드시 떼버려야지
환호성과 바꿨지만 한 순간일 뿐이야


(x2)

換到歡呼聲不過 一剎
환호성과 바꿨지만 한 순간일 뿐이야






오늘은 완전 그로기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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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개인"이라는 행태에 진이 다 빠져버렸습니다. 일단 DB알바--a를 마친 후 분을 삭히고자 삐적대다가 flac으로 리핑해놓았던 파일 중에 '전람회의 그림'을 찾아 몇 시간째 반복해서 듣고 있답니다.

Mussorsky가 절친한 친구였던 하베뭐시기라는 예술가겸건축가가 30대 중반에 요절한 것을 기려 생애의 작품을 전시하고 거기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곡들을 긁어 모아 발표했다고 합니다.

사실 라스핀은 무소르스키의 곡을 처음 접한게 "Emerson, Lake & Palmer"라는 프로그레시브락 그룹이었기에 원곡이 피아노곡인 줄도 모르고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프로그레시브에 빠져지내던 시기이기도 했고 키스 에머슨이 무그로 너무 멋들어지게^^; 연주했기 때문에 원곡을 찾아 볼 생각도 안했답니다.ㅋㅋ (이 앨범은 LP로 소장 중. 300여장의 LP 중에서도 딮퍼플의 솔져 오브 포츈과 레드제플린 전앨범, 비틀즈의 서젼 페퍼~~ 등과 함께 애지중지하는 LP입니다^^ 앨범표지는 위 그림)

원곡(사실 이것도 원곡이 아니었음을 알게되었지만)을 접했던건 시사영어사앞 집회--;였습니다. 심각한 해수를 유발하던 자욱한 안개(?)와 콜록거리느라 입만 웅얼대며 외치던 구호 사이로 어디선가에서 조그맣게 울려퍼지던 Promenade(전람회의 그림 중 간주에 해당하는 부분)가 요상하게도 어울린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같은 날 기억이 났을겝니다. 번잡하고 정신없고 뭔가 화가나고 등등.... 아무튼 당시에는 중무장한 저쪽 팀(?)과 밀고 당기는 중이라서 제대로 듣지 못했기에 바로 그 다음날 음악사에서 구매하기로 결심했었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 학교앞 음반가게 주인 아저씨는 "전람회의 그림"이라는말에 역시 EL&P의 전람회의 그림을 꺼내어 보여주시더군요. (라스핀이 뮤즈-미디동아리-소속임을 알고 있던 아저씨에게는 당연한 반응이었을지도 --;) 다른 음반은 없다길래 할 수 없이 신나라까지 가서 구했습니다. 그때 구입한 것은 카라얀(당시에 그외의 지휘자들은 모르는 관계로 익숙한 이름이 있는걸 집었었지요 ㅋㅋ)이 지휘한 베를린 필하모닉의 음반이었는데, 겉에 Och. Ravel이라고 써있는 걸 발견하고 좀 당황하기도 했었습니다. 점원한테 물어볼까 했으나 "뭐 라벨의 곡이라도 같이 들어있나부지"라는 자기 착각(나중에 동아리에서 한동안 클치라고 구박당했던....)에 빠져 일단 구입해서 학교로 돌아온 후 동아리의 거대 스피커를 혹사시켜 줬습니다.
(오른쪽의 앨범 사진은 라스핀이 가지고 있는 표지와 다릅니다. 스캔하기도 귀찮기에 yes24에서 긁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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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같은 동아리의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선배가 이런 저런 이야기(어떻게 그 내용을 다 알고 있는지 --a)를 해주어서 작곡했을 당시에는 피아노곡이었고 한동안 빛을 못보다가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해서 날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휘자의 이름이 익숙하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고른 앨범이 소위 '명반'대열에 낀다는 사실을 알고 괜시리 기분 좋아했었답니다. 그 선배가 며칠 뒤에 아주 오래된듯한 LP한 장을 들고 오더니 들어보라고 툭 던져준 음반은 피아노원곡이었는데 그 LP로 인해 왜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표제가 붙었는지 알게 되었답니다. (각 음화에 대한 설명은 http://cafe.naver.com/chyh1116/39 요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EL&P의 무그 연주에서 관현악곡, 그리고 피아노로 된 원곡을 듣기까지가 약 3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약 10년이 지나서 다시 라스핀만의 '전람회의 그림'을 떠올려봅니다.

예전의 추억에 오늘의 기억이 합쳐져 뇌 한구석에 조용히 숨어있다가 언젠가 또 이렇게 주절거리는 일이 있을지도........

+ 앗~ 이제 막 포스팅하려고 하는데 마침 마지막 음화 '키에브의 거대한 문'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기분을 업한채로 잠자리에 들 수 있을듯~~ ^_____^

  • 라스핀의 요즘 생활은 이렇습니다. 6시-7시에 기상, 직접차려서 해결하는 조반, 9시 국시실에 출근 & 국시대비 공부, 정오에 역시 손수 차린 점심, 오후 1시-6시 역시 국시대비 공부, 석찬 후 DB입력 알바와 앨빈토플러의 신작 ;부의 미래'읽기, 오늘은 늦어버렸지만 11시쯤 잠들기.... 말그대로 쳇바퀴만 열심히 돌리고 있는 불쌍한 쥐가 되어가는 중이랍니다.

    내년 1월 초까지 지속될 이 일상에서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애용하는 수단은 역시 음악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과 트립합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선택한 아슈케나지와 라흐마니노프의 조합...

    아슈케나지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 3번을 애청하고 있답니다. 집을 나서기 전 몇십분 동안, 인디고 한개피와 갓 받아낸 헤이즐럿과 아슈케나지는 나를 가벼우면서도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준비시켜 줍니다. 화요일 아침에는 피협 2번 1악장 Moderato에서  켱쾌한 아늑함에 울체가 풀리는 시원한 눈물을 느꼈고, 오늘 아침엔 피협 3번 3악장 finale가 안겨준 리듬감있는 발걸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뭐 음악평론가들이 소위 '일반인들이 듣기에 편안한 통속적인 곡'이라고도 말하지만, 나에게 있어 아슈케나지의 서정성은 감정을 갉아먹어가는 반복되는 일상에 청아한 공간을 제공해 주기에 그러한 평가는 사뿐히 즈려밟을 대상일뿐입니다. 라흐마니노프 그 자신은 연주에서 힘찬 서정성을 보여줬다면 아슈케나지는 아늑한 서정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면 억지일까요? 그래서 1992년 음악선생님의 선곡 덕분에 접했을때의 편안함을 느끼기위해 그 후에도 번잡함과 기계적인 활동에 지쳐갈때면 꺼내 듣는지도.....


    Rachmaninov : Piano Concerto 1-4 : Vladimir Ashkenazy (Decca)

        piano : Vladimir Ashkena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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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ndon Symphony Orchestra
        conductor : Andre Previn

    Piano Concerto No.1 In F Sharp Minor, Op.1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Piano Concerto No.3 In D Minor, Op.30


    Piano Concerto No.4 In G Minor, Op.40

예전에 PortishedMassive attack에 받은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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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에겐 절대 들려주지 말아야 할 음악"이었습니다.

라스핀에게 있어서 트립합은 한국의 대량양산형 가요와 함께 슬슬 피해가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또한 정신에 지대한 타격을 입히기에 절대 멀리해야 한다고 굳게 다짐(?)했었건만 결국은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트립합 중독자의 특성 즉, 추~욱 가라앉는 기분과 몽롱함, 울렁거림,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듯한 감각, 시각에 중첩되는 공간지각 등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동반한 극단적인 식욕저하알콜과 니코틴의 섭취 증가는 라스핀을 곤죽으로 만들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과거의 뜨거웠던 경험(?)을 다시하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3대 트립합 밴드는 철저하게 피했건만, 엉뚱하게도 CSI에서 언뜻 들었던 곡을 찾아보다가 '중독'이라는 망치를 두들겨 맞아버렸군요. 어디서 한번 들었던것 같은 곡이었다는 '착각'에 Portished, Massive attack, Tricky의 앨범을 모두 퀵버전으로 감상하다 빠져버렸습니다.

결국엔 라스핀의 하드에는 없는 것으로 판명되어 구글신의 도움을 받아 Tricky의 Vulnerable에 공동으로 작업했던 Costanza란 싱어의 burqa라는 곡임을 알아내었죠. Costanza가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고선 노래 가사를 하나씩 해석해 보기도 하는 '중증 중독'의 길에 빠지기도...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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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Hop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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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春雨
/허난설헌

  春雨暗西池
보슬보슬 봄비는 못에 내리고
  輕寒襲羅幕  찬바람이 장막 속 스며들 제
  愁倚小屛風 뜬시름 못내 이겨 병풍 기대니
  墻頭杏花落 송이송이 살구꽃 담 위에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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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박찰박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다. 늦잠이었다. 토요일인지 일요일인지 긴가민가하다. 며칠이 지난것도 아닌데 벌써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 단지 봄비가 내리는 소리와 회색빛깔의 공기만을 기억하고 있을뿐이다. 아, 베란다의 창을 열고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에 찬 흙내음을 맡은 것도 기억이 난다. 비를 보고 이런 포근함을 느낀게 언제쯤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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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이야기
권혁웅

골목길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여우가 그녀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나를 처음 알아본 것은 그녀가 아니라 여우였다 긴치마에 가방을 모아 쥔 손이 가지런했다 흰 발목과 꼬리가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다가가자 여우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여우가 나를 알아보았을 때 겨우 열다섯이었으므로 나는 그녀의 곁을 지나쳐 갔다 목덜미가 간지러웠다

삼 년 후에 다시 여우를 만났다 한성여자고등학교 하교길, 여우는 고갯마루에 앉아 있다가, 깔깔거리며 지나가는 학생들 틈에 끼어들었다 나는 몰래 여우를 따라갔다 골목을 돌아 한 대문 앞에서 꼬리를 놓쳤다 집에는 병든 노모와 아이들이 보채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겨우 열여덟이었으므로, 닫힌 문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대학 때에 그녀를 만났다 그때 겨우 스물둘이었으므로 나는 그녀와 백년해로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그녀에 대해 안 건 아홉에 하나였다 왜 열이 아니냐고 물어볼 사람은 없겠지 그녀와의 보금자리는 늘 풍찬노숙이었다 천 일을 하루 앞둔 어느 날 결국 그녀는 나를 버렸다

그 후로도 자주 여우가 출몰했다 어떤 여우는 몇 년 동안 내 그림자를 밟다가 사라지기도 했고 어떤 여우는 내가 맛이 없다고도 했다 여우인 줄 알고 버렸던 그녀가 몇 년 후에 여봐란 듯이 아이를 낳기도 했다 그때마다 간이 아팠으나 며칠 후면 새살이 돋곤 했다

나는 아직도 겨우일 뿐이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나도 다음이 궁금하지만 미안하게도 내게는 뒷 이야기를 기록할 여백이 없다 여우는 겨우 말하면, 달아난다 당신도 알다시피 여우 이야기는 늘 미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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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핀 曰.  그렇다. 늘 미완이다. 게다가 肝도 무척이나 괴롭도록 아프다. 새살이 돋아나긴하지만 scar는 나도 모르는 깊숙한 곳에 남아있다. 뭐.. 그렇다고 울거나 청승떨지는 않는다. 그러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어버렸다. 여우를 찾는 일 말고도 할 일(?)이 엄청나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침잠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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