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 72시간 촛불집회, 2박 3일 의료봉사를 기획하다!

 전날의 일을 마치고 여기저기 연락을 합니다. 의료봉사단에 참여할 내 주위의 사람에게 언제 올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일단 insedona님의 글에 등장하는 라스핀을 포함한 3인의 한의사는 같은 날 상경하기로 하고 서울의 모병원에 있는 R1 동기와 경기도에 있는 공보의 동기, 광주의 99학번 선배, 지금 4학년 여후배가 각각 6일 7일 저녁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insedona님은 토요일이 당직이라며 일요일에 온다고 합니다.


6월 6일 ::: 의료봉사에 참여한 라스핀과 그 일당들, 프락치로 몰리다!

 보건소에서 반강제적으로 지원(?)받은 물품을 챙기고, 점심 후 학교앞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버스를 탔습니다. 역시 버스에서는 잠만 잤구요.

 6시반즈음 도착한 응가기둥옆에는 역시 낯선 얼굴들이 조를 짜고 물품을 챙기는 등 분주한 모습입니다. 그새 의료봉사단의 인원이 엄청 늘었습니다만, 항상 고생하시는 팀장님 이하 열렬 봉사단원들은 여전합니다. 근육통과 수면부족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을 보며 라스핀의 마음을 다잡아 줍니다.

 31~1일에 참여 경력이 있는 4~5명이 한 조를 이루어 안국동으로 파견되었습니다. 이번 72시간 촛불집회에는 경찰들이 아주 작정을 했는지 곳곳에 닭장차로 벽을 세웠더군요. 겨우 한사람이 지나다닐 공간만을 남긴채 청와대 방면으로 통하는 모든 길을 닭장차 주차를 해놓았습니다. 예술적인 주차 솜씨에 모두들 혀를 내두르며 안국역으로 이동합니다. 중간 중간 전경들이 서있는 골목길을 통해 진입을 시도해 보지만 너무 주차를 잘해서 경찰들도 통행이 불가해 보입니다. ㅡ,.ㅡ 결국 빙돌아서 도착한 현장에는 아고라 깃발아래 수천명으로 보이는 인원이 구호를 외치며 이동하는 중입니다. 이동 중에 시민들이 시위대로 속속 합류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시위대 중간 중간에는 유모차들이 보입니다. 라스핀의 조는 이 깃발을 따라 삼성생명 빌딩(?) 교보문고를 지나 다시 광화문역으로 돌아옵니다.
 
 광화문역으로 돌아와 가지각색의 깃발아래 모여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구호와 노래, 몸짓을 구경하며 잠시 쉴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예비군 해병대에서 잘뛰는 베테랑급(?) 의료지원팀을 한 팀 지원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팀을 꾸려달라고 합니다. 라스핀과 혼자서 2~3명분량의 보급을 담당하는 드랍쉽 박선생, 상황을 적절히 판단하여 빠른 대처로 진료부분의 부담을 덜어주는 스팀팩 정선생을 데리고 이동합니다. 때마침, 응급구조사('정'가지만 정선생과 헷갈려 '하'선생으로 불리우는) 하선생이 나온다 하고, 재활의학과의 진선생이 도착하여 어렵게 합류했습니다. 어찌보면 굵직굵직한 경험을 한 봉사자들로 드림팀(?)이 꾸며진 것입니다.

 영문도 모르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도중에 모언론사의 기자 하나가 해병대와 마찰이 생겼습니다. 급기야는 그 언론사기자의 서포터라는 인간이 짜증나는 말투로 '저런 구급상자나 물품은 어디서 가져온 것이냐, 의료봉사팀도 프락치 아니냐'는 말을 합니다. 하....

 역시 '욱'하고 마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반창고로 가린 가운의 이름표를 보여주고 신분을 확인시키고 사과하라고 종용하니 사람 짜능나게 하는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며 '하는 일 없이 왔다 갔다하는 것으로 보이는 해병대전역자들이 의심스러워 그랬다'고 하고 슬그머니 없어집니다.  그러다가 현장으로 뛰어가니 우리를 가리켜 큰소리로 다른 시민들이 잘 듣도록 '이 사람들 프락치예요'라며 우리를 손가락질하며 따라다닙니다. 라스핀은 이때쯤 열이 받을대로 받아있었습니다. 저걸 콱! 하면서요 ㅡㅡ+

 또 이동한 곳은  흥국???  빌딩 사거리였는데, 의료팀을 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 급하게 뛰어가봅니다. 도착한 현장에는 이미 거기서 자리를 잡고 있는 의료팀이 있어 옆 공간으로 빠지니 해병대분들이 말도 안하고 가는 통에 한참을 찾았다며 뒤따라 올라왔습니다. 해병대는 3개조로 나뉘어 계속 교대되며 투입되는 형태였는데 그 중 한 분대가 따라온 것이죠.

 문제는 이때였습니다. 그 밥맛(기자 서포터라면서 되도않는 질문들을묻다가 불리해지면 나 시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어서 의료팀이 그렇게 부름)이 어느 아저씨와 은밀히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옆으로 살그머니 가서 그 대화를 들어보려고 시도를 하니 이 아저씨가 다짜고짜 라스핀의 신분을 묻습니다. 의료봉사단이고 한의사라 했더니 어떻게 증명하냡니다. 그러니 그 밥맛이 갑자기 나를 가리키며 '시민들 이 사람들 프락치예요'라고 큰소리칩니다. 웅성거리며 사람들이 한 둘 모여들고 어느새 우리를 에워싼 시민들.

'아까 당신 내 신분 확인했지 않느냐, 왜 또 그러냐'고 그 밥맛에게 말하니 어물쩍거리다가 또 '이 사람들 프락치예요'라고 소리칩니다. 라스핀은 화가 끝까지 나버렸죠. '당신 뭐냐'라고 물었더니, 대답이 가관입니다. 이제껏 기자 서포터라고 같잖은 신분을 내세워 프락치로 몰아쳐 소리치더니 그 물음엔 '나 시민이다'라고 합디다. 그 말투와 비열한 웃음... 악몽입니다. 아직도 짜증나는군요. 하...

 진선생이 옆에서 그 아저씨와 티격태격하고 결국 신분증(대학원학생증)을 보여줬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확인하는 척하다니 무작정 '(수첩에) 적겠다'며 신분증을 꽉 쥐고 돌려주지 않습니다. 적는다는 모션을 취할때 라스핀이 신분증 돌려달라며 신분증을 잡아당기면서 그럼 당신들 신분을 밝히라며 성질을 냈습니다. 병원이나 학교에서 당할 불이익이 걱정되어 밝히지 않는 신분을 노출했는데도 불구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열이 받았죠.

 마침 민중의 소리 기자분이 오셔서 그 언론사 편집장님 되신다고 확인해주고, 진선생의 KBS기자 친구를 통해서 신분확인을 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마취의선생님도 우리의 신분을 보증하면서 말을 해보지만 막무가내였었죠. 결국 어찌저찌해서 오해를 풀고 명함을 주고 받으며 말을 했습니다. 우리 의료단의 신분이 밝혀져서 돌아다니면 우린 다시 여기 의료봉사단에 못 나온다고.....(의료계 현실을 좀 아시는 분은 이해를 할 듯..)

 아! 이런, 이번엔 마취의 선생님 성함을 물어본다는 것이.... 아주 반갑게 악수만하고 말았군요. 음, 왜 이름을 물어보고픈 생각이 안들었는지 아직도 미스테리 ㅡ,.ㅡ

 어쨌든 그 '라스핀이 프락치로 몰린 사건'은 마무리 된 듯 보였지만, 오늘 미디어스에서 이런 기사가 떴더군요.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07


가재는 제편인가요? 그 기자들이 우리를 프락치로 몬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더군요. 오로지 기자편에서만 언급을 했더군요. 최소한 의료봉사팀에게 미안하다고는 해야하지 않나요?

 이 사건이 라스핀과 동료들이 이번 촛불에 회의감을 가진 시초였습니다.

 예비역이나 해병대의는 차를 끌어내려 시도하고 부수는 행위를 하는 등의 폭력적인 행위를 막고 심각한 부상자 발생시 흥분한 군중사이로 길을 만들어 의료팀이 접근하는데 길을 만들어 주는 일이었습니다.  충돌이 심하여 급한 환자가 발생한만한 곳이 생기면 해병대분과 함께 그곳으로 전력질주하여 초동대처를 하는 것이죠.

 그 덕에 새문안교회 골목에서의 늑골 골절 남환 발생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고, 탈진 남환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해병대분대가 아니었으면 공간확보조차도 어려웠을 것을 생각하니 아찔합니다.

 그 늑골골절 남환은 정말 위험했었거든요 ㅡ,.ㅡ

새벽까지 해병대 분대와 같이 행동하면서 수많은 환자를 빠르게 초동대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만, 현장 이곳 저곳을 뛰어다닌 나머지 정박 두 선생과 라스핀은 탈진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너무 심하게 오버클럭킹을 한 후유증인셈이죠.

 첫날새벽까지 수상한 점이 있었는데, 시위대 일부가 그동안 보아온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의료봉사팀 중에서도 항상 라스핀은 최전방에 있기때문에 전방에 서는 사람들이 눈에 익어서 간혹 눈짓으로 인사하고는 했지만, 이 날엔 낯선 이들이 많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새문안교회에서 또 환자가 발생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때즈음엔 다른 팀들이 투입되었기도 했고, 일부 폭력적인 사람들의 비협조에 실망해서 시위대 중간중간을 돌아다니며 진료만 했습니다.

 의료봉사팀이 연행되었다는 헛소문도 돌더군요. ㅡ,.ㅡ 환자 치료를 위해 공간을 확보하러 전경쪽으로 넘어간 팀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길을 잘 비켜주지 않았기도 했고, 경골 골절 환자라 비집고 갈 수도 없어 넘어가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환자를 119에 실어보내고 대치 중에 탈진과 발작을 일으키거나 다친 전경들을 돌보기위해 아예 머물렀다고 했습니다. 간혹, 새로 합류한 봉사단원 중에 '왜 전경을 치료하냐'고 따지는 분이 있다는데..... 그런 말이 들려올때마다, 나서서 전경들에게 다치지말라고 따뜻한 말과 탈진 방지용 간식을 건네는 우리 팀원들과 비교해봅니다. 라스핀이 일부 단원만 싸고돈다는 불평불만이 있지만 그냥 봉사가 아닌 '의료봉사'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과는 상종하고 싶지 않기에 가뿐히 무시할 뿐입니다.

(지나가는 얘기이지만 자신이 '의료인'이라는 신분을 드러낸 상태에 어떠한 환자의 진료를 거부할 수 없는게 의료법에 명시되어 있기도 하지요. 즉, 의료인에게 '의료'라고 명패를 건 이상 환자의 신분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진료에 임하는 것은 의무란 얘기입니다.)

 새벽에 경찰의 모범적인 해산(진작에 그렇게 좀 하지... 쳇)을 통해서 흩어질때까지, 지칠대로 지친 라스핀은 저녁 6시까지 죽은 듯이 잠들었습니다.


6월 7일 ::: 이제까지 못보아왔던 이상한 시위대

 모텔에서 수면을 취하고 나온 응가기둥 옆에는 역시 새로운 얼굴이 보입니다. 전날 선생님들이 뻗어버린 탓인지 의사 수가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환자가 많이 발생한 경찰 측으로 응급구조사(초창기 멤버이면서도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신)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팀이 파견되고 나니, 5개 팀으로 나눴는데 한 팀당 10~14명이 되는 엽기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역시, 라스핀은 가장 많이 움직일 곳에 투입....되었지만 팀원이 많아져서 그런지 둔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7~8명으로 하선생님팀과 라스핀팀으로 나눠서 활동했습니다.

 서울지역 대학생 연합의 깃발을 따라 독립문을 지나 사직터널 앞쪽에까지 그리고 그 뒷동네의 가파른 경사길까지 뛰어다니며 팀원들을 재촉한다고 뒤돌아보다가 삐끗 ㅡ,.ㅡ 그리고 내려올때 또 다른 발을 삐끗 ㅡ,.ㅡ 부상을 입었습니다. 본진(응가기둥 옆 베이스)에 들러 화장실에 갈때가지 참느라 진땀뺐었죠.

 닭장차가 전날과 마찬가지로 가는 족족 길목(주택가 길목까지)에 예술적인 주차를 해놨기 때문에 다시 광화문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충돌이 없었습니다. 그냥 평화스럽게 구호 외치고, 몸짓하고 축제 분위기(?)였죠. 간혹 닭장차에 올라간 사람이 나오면 '내려와'라고 구호를 외쳐서 말그대로 평화시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새벽(아마 2~3시쯤)이 되어서 갑자기 이순신동상 앞으로 목장갑과 파이프를 든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더니 닭장차를 부수고, 물건을 던지고.... 그에 대응해서 소화기를 분사하는 전경들.... 분위기가 삽시간에 이상하게 변했습니다.

 해병대가 질서정리를 위해 투입이 될만도 한데 어제의 프락치로 몰린 사건으로 인해 의견이 분분한지 뒤로 빠져있었습니다.

 전날, 골목에서 사람들 일부가 닭장차를 끌어낼때 진압이 예상된다면서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닭장차를 부수고 끌어내는 바람에 전경들이 자극된 상태고 이 상태에서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며 '해병대가 연행되는 한이 있더래도 시민을 보호하자'는 말이 전달되는 모습이었죠.  나중에 해산되기 전에 또 프락치로 몰렸다고 하면서 해병대는 앞으로 집회에서 빠진다는 얘기를 정선생에게 전달했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닭장차위에서 떨어진 사람(골반골절 의증)을 실어올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환자가 있다 뒤로 물러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뒤로 빠졌지만, 일부 수십명의 사람들은 그와는 아랑곳 않고 계속 닭장차 위의 전경들을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덩치 좋은 남자분이 환자를 업을 수 있어서 간신히 빠져 나와 무사히 처치를 하고 insedona님에게 인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시위대가 과격해 졌을 당시, 소화기 분말이 자욱해졌을 무렵 우리 팀도 바뻐졌습니다. 마스크와 식염수를 들고 전방으로 갔을때 물건을 던지는 포즈를 취하는 아저씨(40대로 보임)를 발견하여 제지했습니다. 제지했더니 손에 아무것도 없다면서 왜 그러냐고 빈손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저씨가 던지는 포즈를 취할때마다 어디선가 플래쉬가 터진다는 것이었죠.

  이 사건이 이번 시위대에 대하여 이상한 느낌을 갖게한 단초가 되었습니다.

 한번의 과격한 시위가 있고, 그 환자가 발생한 후 몇 분뒤 시위대가 갑자기 온순해 졌지요. 온순해진 시위대는 차츰 이성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말 온순해졌습니다. ㅡ,.ㅡ

 새벽 4~5시즈음 또 일부 사람들이 과격해 졌고 닭장차를 하나 부숴서 끌어냈습니다. 그 사람들 근처에는 강하게 항의하면서 말리는 시민들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어떤 건장한 사람들이 나와 그 항의하는 사람을 윽박지르는 모습이 간간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돌아다니며 만난 의료팀 중, 초기 멤버들도 이해를 못하겠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닭장차 하나를 끌어낸 것으로도 모자라, 전경이 올라가 있는 버스에 줄을 매고 잡아당긴 사건이었습니다.

 이때는 시민들이 보다못해 줄을 잡아당기는 사람들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통에 다행히 몇 번의 시도로 끝났습니다.

 밀집된 시위대를 뚫고 지나다니면서 그 느낌은 일종의 확신으로 굳혀졌습니다.

동이 터올 무렵에는 정말 평화스러웠습니다.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들에게 욕을 하며 자극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옆의 시민들이 뜯어말리는 모습이 간간이 보였구요.

 욕설을 내밷으며 막무가내로 시비거는 여자들을 말리는 모습도 여러군데에서 목격되었습니다.

 정말 이상했습니다. 지킬과 하이드?를 보는 것 처럼요. 우리 팀원들도 그 광경을 보며 새벽의 그 두 차례 파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시위대 해산을 하러 뛰다가 인대파열 의증 전경을 처치하려했는데 본인의 완강한 거부로 시도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집 막둥이(육군 수색대 출신)보다도 한참 어린 나이일텐데....

 어쨌든 1차 해산이 끝난 후 응가기둥옆으로 모였을때즈음 다시 도로 점거를 시도한 시위대가 있었습니다.

라스핀은  전경쪽으로 교대투입되었던 FM군이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에 지방으로 다시 내려오기로 결심한터라 그쪽에는 하선생님을 중심으로 의료팀이 파견되었지요.

공중화장실에서 머리에 가득 묻은 소화기 분말을 씻어내고 짐을 챙긴후 의료봉사단 분들에게 전부 인사를 하느라 좀 지체되었습니다.

역시 피곤 가득한 얼굴들..... 마음 속에는

'존경은 존경받을만한 행위를 했을때야 받는 것이다'라는 말이 의료봉사단원들의 얼굴위로 겹쳐보입니다.

 FM군과 99선배, 4학년 후배와 시청역으로 이동 중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누군가의 '저런 분(의료봉사단원)들에게야말로 의료인 면허를 줘야한다'는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청역으로 이동하면서 급하게 파견된 의료봉사단원에게 인사를 나누며 시민들과 어울려 도보에 앉아있는 전경들을 봅니다.

정박 두 선생을 보고 내려가려고 찾아보았는데 박선생만 볼 수 있었습니다. 정선생과는 라스핀이 발목붕대를 교체하러 길가에 앉아있는 사이에 길이 엇갈렸나 봅니다.

커피를 나눠서 마시고 간식을 나누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민과 전경... 정말 평화로왔습니다.

이쯤되니 확신이 생기더군요. 그 이상한 시위대에 대해서 말이죠.


72시간, 후기를 마치며 :::: 이상한 시위대에 대하여

31일~1일을 겪어본 사람들은 다 알지만, 그렇게 물대포를 맞았어도 전경에게 직접적인 욕설이나 폭력을 행한 예가 없었고 그 뒤로도 그 분위기는 꾸준히 유지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때는 저렇게 특정시간대만 대치(6~7일)한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몸싸움(31~1일)이 벌어졌었다는 점, 닭장차를 부수고 올라타는 사람들이 전과는 다르게 30~40대(처자식을 가진 사람이???)였고 낯선 사람들이었다는 점 등에서 이번 7일~8일의 시위는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더욱 이상한 점은, 한쪽에서는 하지 말라고 구호를 외치고 한쪽에서는 자극적으로 선동하고.... 전날 예비역들을 프락치로 몰아 예비역들이 빠져있어 질서유지가 안되는 상황이니 더욱더 이상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그 폭력에 환호를 보내는 군중들은 보았을때는....... 라스핀조차도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인세도나님도 문자를 통해 '실종된 시민의식에 회의가 든다'고 표현을 했을 정도니 다른 의료팀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폭력'을 장장 30여일 동안이나 유지했던 그렇게나 현명했던 시민들이 일부 음해세력에 의해 선동당하였다 하더라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선동하는 자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에서 폭력을 행사하려 시도하면 '던지지마' '때리지마' '올라가지마' '부수지마'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했던 그 현명하고 자랑스러운 국민을 다시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이제 촛불집회는 인내력과 동원력(?, 참여인 숫자)에 달려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그 아름다운 시민들의 자정능력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선동당했다 하더라도 그 선동을 가뿐히 개무시하고 더 뛰어난 시민의식이 발할 수 있다면 전화위복이 될수도 있겠네요.

촛불이 원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아닐까요?

 그리고 만약..... 만약...... 그 자정능력이 발하지 않는다면 라스핀은 앞으로 의료봉사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