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본초, 보통 이렇게 통용되는 이유는 한약재의 대다수가 식물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한의계에선 한약재에 대한 학문을 '본초학'이라 하는 것이구요.

 이번 포스팅은 전국 11개 한의과대학과 1개 한의학전문대학원 중 하나인, 우석대학교 본초학실습실 소개입니다.

잠깐! 보시기전에.....

한의학과 본초실습실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기대하신다면 잠시 숨을 돌리시길 부탁드립니다 ^^

 전통식(재래) 한약장, 재래식 약탕기와 전기약탕기, 주렁주렁 천장에 매달린 한약재 등의 광경은 인테리어가 잘꾸며진 한의원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몇달전 학교 홍보처에서 한의과대학 홍보사진을 찍는다고 본초실습실에 왔다가 '한약내음 물씬 풍기는 광경(?)'을 연출하느라 고생하셨더랬죠 ㅋ

그럼 시작해볼까요?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실습실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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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셨나요? ^___^ 삭막해 보이죠?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실습이 끝나면 청소를 하고서 저렇게 정리시킨답니다. 안하면 쓰레기장으로 둔갑해버립니다. ㅋ

음.. 의자야 뭐.. 어디나 있는 것이고, 실험대위엔 스테레오 스코프(확대경)가 있고....

 응? 그런데 우왓! 저 엄청난 숫자의 냉장고 냉동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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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가까이서 보면 이렇습니다.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리문을 가진 실습용 약재냉장고 7대표본보관용 냉동고 10칸이지요. 유리문 냉장고안에는 실습용 약재 약500여개가 들어있고, 우측의 냉동고에는 실로 엄청난 수의 약재건조표본(약 1000여종 추정)이 들어있습니다. 대한민국을 통털어도 저 표본만큼 안나오지요(어느 학교, 국가기관도 명함을 못 내밉니다) ^^b

 우석대 한의대  본초학교수님이면서 라스핀의 지도교수님께서 지난 20여년동안 전세계에서 긁어 모으신거랍니다. 너무 많다보니 관리가 점점 힘들어져 국가기관에 맡기실 생각(최후의 수단)도 가지고 계신것 같아요.

 저 안을 보고 싶으시다구요? 표본냉동고는 보안상 사진을 못 올리고, 실습용냉장고 사진만 올려보겠습니다. 왠 보안상? 그럴 수 밖에 없어요. 당연 연구용 표본이므로 사용금지품목도 들어있거든요^^

 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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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저 냉장고 한 칸에 24개의 약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거 정리하는데 전임 조교가 2년간 시도를 했고, 학생들 모아서 시켜보기도 했지만.... 역시 일관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라스핀의 이 한몸 희생했었죠 ㅜㅡ 거의 두 달간, 밤 11시전에 퇴근해 본적이 없던거 같아요. 하루종일 분류해서 라벨만들고 붙이고..... 막판엔 일주일 내내 코피흘렸습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유리그릇안에 약재가 들어있었는데 전임조교 최고야셈이 냉장고를 서너대 들여와서 락앤락으로 정리하다가 다 못하고 이직했었더랬지요 ㅡㅡ+
 아무튼 '냉장고 안에 락앤락용기로 보관한다'는 큰 원칙만 지킨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한다고 시작...... 2개월이 걸릴줄이야... (__)

 현재는 정확히 435종의 약재가 실습용으로 비치되어 있고, 그동안 실습하면서 떨어진 약재와 앞으로 구입예정인 약재 용기를 포함하면 총 535개의 락앤락용기가 들어있는셈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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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목록대로 안쪽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여져 있죠. 실습 후 엉뚱한 곳에 용기를 집어넣는 나~~~아~~~쁜 학생들이 가끔 있어서 쌩고생하는 일도 허다합니다.
 즉, 하나가 엉뚱한 곳에 있다면 나머지 540여개를 다 뒤져야 하거든요 ㅠㅜ 실습 후 저거 확인하다가 성질 버립니다. (__)
 
 아무튼... 하나씩 꺼내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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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핀의 석사논문 주제인 하수오 3종세트입니다. 한의대 학생들의 본초학실습용이기때문에 잘못 유통되고 있는 것도 한 카테고리 안에 넣어두었지요. 이렇게 분류 안하면 약재 이름만 천여종을 넘어가니까요... 어쨌든 저 라벨에는 약재명(한글, 한자), 기원, 효능, 학명, 구입처, 검사일, 포장일, 산지가 표기되게끔 해놨어요. 산지, 구입처, 검사일, 포장일은 나중에 변동될 수 있으므로 보호필름을 붙이고 나서 네임펜으로 기록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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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하수오 중에서 적하수오, 원산지는 중국 사천성, 구입처는 옴니허브, 검사일 포장일은 잘 안보이는 군요 ^^;;;;
 아무튼 확실한 태그가 붙어있지요. 첫번째로 라스핀이 구분한 다음, 내공이 모자라 분류가 애매한 것은 교수님께 확인을 받아서 작업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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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기를 열어보면 보통 요렇게 되어있어요. 이 적하수오 약재용기 안의 좌측에는 유통되는 것 중 하품(질이 않좋거나 상태가 별로인 것)이 지퍼백에 들어 있고, 우측에는 앞의 라벨의 설명과 동일한 약재가 들어있지요. 물론 학생실습용이니깐 이렇게 구분해 놓는 것 뿐이구요, 표본은 상중하품과 산지별로 구분해 놨지요^^;;
 아무튼, 학생들이 임상에 나가기 전에 알아야할 약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해서 분류해 놨어요. 나중에 저것으로 감별시험(일명 땡시)도 치루게됩니다. ㅎㅎㅎ

 저 실습실은 우석대 한의학과 학생들만이 아니라, 한약학과 학생들도 이용한답니다. 그리고, 졸업생 중에서도 약재의 정확한 분류를 확인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경우도 있구요. 가끔은 타학교 학생도 찾아오고는 합니다. ^^

아! 본초실습실의 자랑꺼리가 또 하나 있어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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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런 액침표본이랍니다. 산지(주로 중국, 몽골, 동남아시아)에서 직접 채취해와서 만들어 놓은 것이죠. 실험실에는 압착표본도 만들고 있고요.

 타학교 학생들이 가끔 오면 냉장고 다음으로 놀라는게 바로 이 액침표본이랍니다. 본초학공동교재에서 글자로만 보았던 식물의 완전체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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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답사를 다녀오면 멀쩡한 놈을 골라 저렇게 주욱~~ 만들어 놓는답니다. 현재는 몇개 없지만 앞으로 더 늘어나겠죠? ^^

아쉽게도 본초학 실습실 공개는 여기서 끝입니다. 썰렁하다구요? 그럴 수 밖에요. 저 실험대 아래 쌓여 있는 작두(? - 약재절단용)와 실험실 세면대, 식기세척기, 소형전기약탕기는 사진상으로는 안보이니까요 ^^

 나머지는 본초학실험실과 본초방제학실험실 사진을 공개할때 보여드릴께요.


 어때요? 상상하신 것과는 많이 다르나요?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이 저렇게 썰렁하면....ㅋㅋ

그렇지만....

 수많은 약재를 실습시간에 하나씩 맛보고 형태묘사하고... 쉽진 않겠지만, 재미있겠다고 생각이 안드시나요? ^______^


+ 얼마만의 포스팅인지 모르겠습니다. 휴 /~~~~ 베트남답사를 다녀왔을때 빼고는 저 약재정리에 올인하고 있었으니까요. 일단 커다란 작업을 하나 마쳤으니 연구자 본연의 생활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포스팅 기다리신 분(있으시리라고는..... )이 있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첫 번째 약은 복령입니다. 약성가로는 “茯?味淡利竅美 茯神補心善鎭驚 白化痰涎赤通水 恍惚健忘怒?情”이라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의외로 이 약성가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성가가 시대별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만 살펴보기만 해도 약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시대별로 변하는 것은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효능은 利水?濕, 健脾寧心이라 했고, 주치증은 水腫尿少, 痰飮眩悸, 脾虛食少, 便?泄瀉, 心神不安, 驚悸失眠이라 했습니다.
 주치증과 약성가를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지요? 예, 그렇습니다. 心神에 대한 것과 利水작용에 대한 것이 공통적으로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약을 이해할 때는 心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여기서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水를 관장하는 肺脾腎은 차지하고서라도, 왜 心에 대한 것이 등장하는지 말입니다. 또 주요 주치증이 있습니다. 바로 痰飮이지요. 여기선 痰飮보다는 水飮이라 하는 것이 더 맞겠지요? 痰을 치료하는 게 주목적이라면 분명 祛痰에 관계된 병증이 더 등장할 것이니까요. 자, 그럼 이 3가지 ‘利水+水飮+心’이라는 선상에서 이 약을 알아가도록 해보죠.

 한방에서 소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양방의 표현과는 사뭇 다릅니다. 소장에서 방광으로 蒸하여 생성된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주치증과 약성가에 小便不利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럼 이 약은 이 부분에서 어디에 부분에 더 관여를 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수없이 많이 들었던 心移熱於小腸이란 어구이지요. 이를 토대로 하면, 어떠한 원인에 의해 心熱이 발생되었고 그것이 소장에 영향을 주어 蒸이 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쳐서 방광의 소변 배출기능에 영향을 주었다라고 유추할 수 있겠습니다. 이 다음의 과정은 어떠할까요? 그렇습니다. 배출되었어야 할 수분이 몸에 정체되면서 水飮을 형성하게 되어 脾臟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지요. 바로 脾惡濕이라는 절대 명제에 치명타를 입힌 나머지 밥맛이 나질 않는다거나 대변이 무르다거나하는 증상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수음은 상중초에 정체되어 있음을 주치증에 근거하여 알 수 있지요.

 앞서의 ‘이수+수음+심’이란 것은 이런 순서로 진행이 되겠군요. ‘心->利水不利->水飮->心不(主)神 or 脾不運化’ 이렇게 말이죠. (아직까지는 이 증상이 痰飮으로까지는 진행되지 않았으므로 이수작용을 통하여 수음을 제거하고 심열을 간접적으로 내리는 방법을 택한다면 복령이 최선의 약이 되는 것입니다.)
 자, 이 과정으로 저 주치증을 ‘모두’ 설명할 수 있지요? 예! 바로 그것입니다(인간의 생리를 이해하고 있으면 비교적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답니다.). 본인이 어떤 약을 이해하려고 한 과정을 생각해 냈을 때 그 과정으로 그 약에 등장하는 모든 증상들을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그 약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즉, 통괄된 기전 하나로 주치증을 설명 가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아쉽게도 전제 조건이 또 하나 붙습니다. 心熱 痰飮 水飮 脾惡濕 心移熱於小腸 등의 용어가 등장함을 상기해 보세요. 결국 한약을 이해하기 위해선 五臟六腑의 생리를 궁구(窮究)하여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옛사람들이 말한 格物致知라는 공부하는 방법이지요. ^^;;;

글로 쓰려니 힘이 드는 군요. 이번 포스트는 여기까지입니다. 이해가 안된다구요? (__)

그럼 아래에 언급하는 질문을 스스로 해결해 보세요. 어떤 분들은 위 글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을 줄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래의 질문 중에는 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질문도 포함되어 있지요. 쉽게 얘기하면 답을 Yes라고 가정할때와 No라고 가정할때 두 가지다 성립하는 경우가 있다눈 ㅋㅋㅋㅋ

1. 한의학에서 소변이 생성되는 과정과 그에 관련된 臟腑는?
2. 心主神 心主血이라 했다. 心熱이 발생하는 이유와 그 과정은?
3. 여기서 心熱보다는 脾虛生濕이 그 병리의 시작이 아닌가? 즉, 利水健脾시켜서 결과적으로 寧心시키는 것이 아닌가?
4. 肺脾腎에서 肺腎은 왜 설명에서 빠져있나? 귀경은 心脾肺이던데 肺는?
5. 心->심이열어소장->利水不利->水飮->心不(主)神 or 脾不運化의 과정이 맞다면 그 과정에서 복령은 주로 어디에 작용하는 약인가?

저학년을 위한 bonus. 다음에 포스팅할 약재에 대한 힌트가 저 질문에 포함되어 있습니닷~

고학년을 위한 bonus. 이 복령을 잘 이해하면 소양인의 병기 중 하나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소양인뿐만 아니라 같은 기전을 가지는 타 체질의 병증에도 이 약을 단기간정도는 응용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지요. 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시간엔 택사, 의이인, 목통의 3가지 중 하나를 골라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후배들의 질문을 받을때면 난감한 때가 있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韓藥을 이해하는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고 전혀 한의학적이지 않기 때문에 예과 수준의 기초적인 설명을 곁들여야 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친한 후배녀석이 복령, 택사, 목통, 의이인의 이수삼습에 대한 내용이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찾아왔습니다.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하는 녀석인지라 약간의 질문을 섞어가면서 설명을 해주었는데 한의학개론 수준의 질문에 확실히 대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좀 씁쓸했었죠. 자신이 속한 모학회나 양방적인 내용은 잘 알면서도, 인간의 생리를 바라보는 관점이 기본적인 한의학의 관점과는 조금 어긋나 있었고 기초적인 용어를 글자만 알고 그 뜻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한약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글입니다. 한약을 이해하는 방법은 시대와 사람별로 각자 다를 수 있지만 그 근본적인 대원칙은 변함이 없는 법이라는 걸 명심하고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약을 이해하는 데 중대한 전제는 ‘인간에 대한 생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의학개론에서도 한방생리에서도 그 기본 이론은 배운 것인데도 불구하고 고학년이 되어서도 그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은 스스로를 탓할 수밖에 없겠지요. 예과와 본과1학년에 그 기초이론에 대한 학습이 중점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나 시험용으로 글자만을 알고 넘어간 상태에서 고학년에서는 기초이론의 몰이해를 기반으로 병리와 방제를 습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학년이 올라갈수록 몰이해도는 높아져 단순한 양방적 해석이나 특정학회의 편중된 이론에 의지해 한약을 접하고 있는데 특히, 양방이론과 난립하는 학회의 검증되지 않은 특정이론을 비판 없이 수용한 결과, 기초이론에 대한 몰이해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은 우려할만한 점이기도 합니다.

 잡설이 길어졌지요^^. 앞으로 4가지 이수지제를 통하여 한약을 이해하는 방법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트를~~~
그리고, 이제마의 사상체질에대해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의문이 참 많거든요. 과연 이 세상 사람들을 정말 딱 4가지 체질로 분류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듭니다. 실제로 한방병원마다 체질을 다르게 분류하고, 또 같은 의사도 체질을 여러번 번복하며 헛갈려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또 현직 한의사도 사상체질론을 믿는 분 안 믿는 분이 양분화되고 있더라구요. 이 점이 환자로서 참 많이 답답합니다.
동일한 조건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과학이 아니라고 어떤 과학자가 말했다고 하더군요. 즉, 사상의학이든 어떠한 획기적인 의학원리이든간에, 한 환자를 놓고 열 의사가 같은 체질로 분류할 수 있는 이론이래야 정확한 이론이 아닐까요?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나나님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메일로 설날연휴에 짧게나마 정리해서 올리겠다고 약속드린만큼, 정리가 덜된 상태에서 올립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한의대생이나 한의사가 어느 모임에 참석하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침(針)과 체질(體質)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나나님이 우석한의 게시판에 질문에 대한 답글 겸 라스핀이 생각하는 체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이나 구별법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단지, 얼마전 공중파 방송에서도 한 차례 나왔던 문제, ‘왜 한의사들마다 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틀리죠?’라는 의문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요.

번째로 동의수세보원이 그 가치에 비해 한의학의 변두리에서 중심지까지 오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사상의학이 한의사국가고시 시험과목으로 채택된지 이제 5년입니다. 국가고시과목이라는 것은 한의사가 알아야할 필수 내용이므로 이를 검증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채택되기 전에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11개 한의과대학 중에서 사상의학을 전공필수가 아닌 전공선택, 심지어는 교과과정에서 빠져있었던 학교도 있었다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표준화된 체질감별법이 개발되기도 전에 드라마의 영향으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저마다의 기준이 난립하게 된 것이지요. 2007년 현재는 그 체질진단의 표준화가 연구 및 개발되고 있는 상태랍니다. 지금은 개발단계에 있지만 요구하는 수준의 객관성이 확보되면 멀지않아 보수교육 또는 공고를 통해 한의사들이 표준적인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번째로 국가적인 지원의 미비함입니다. 몇 달전에야 국립대학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된다고 발표가 났습니다. 현재 11개 한의과대학은 모두 사립대학에 설치되어 있지요. 사립대학은 그 특성상 연구개발보다는 한방병원이 내는 수익성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1-2년 들어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학문의 발전보다는 당장의 수익에 목을 매는 것이죠. 대부분의 한의과대학에서 진행되는 연구개발은 학문 발전이 초석이 되는 기초분야(원전 경혈 본초)보다는 일단 ‘돈’이 되는 한방화장품 건강식품 특정질병치료처방 등에 국한되어있습니다. 한의학연구원에서는 대한민국의 전통의학서적을 정리하고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약재의 진위감별에도 벅찰 것이기에, 국가의 지원을 받아 꾸준히 기초연구를 행할 수 있는 곳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한의계에서는 그나마 국내에서 연구환경이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국립대학내 한의대 설치를 지난 10여년간 요구하였고 그 결실이 2008년에야 나타나게되었답니다. 재작년에는 이 열악한 사립대학교의 사정 속에서 어떻게든 비용을 변통하여 기초연구를 해오시던 일부 교수님이 피해를 입는 사건도 있었으니 시급한 문제입니다. 중국과 일본, 인도만 보더라도 자신들의 전통의학을 유니세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고 엄청난 자본을 뿌려대고 있는 형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비한다는 것이 겨우 한의학연구원에서 데이터베이스화를 진행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한의학의 한 분야로 취급되고 있는 사상의학에는 얼마나 관심을 쏟고 있겠습니까? 국가의 지원없이 사립대학의 부속한방병원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기초로하여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으니 굼벵이는 저리가라겠지요. 이 ‘국가의 지원 미비’라는 점은 말만 해도 속터지니 이 즈음에서 그만두고 다른 것을.....

번째로는 동의수세보원을 보는 시각차입니다(효과의 우수성으로 인해 지금은 그래도 많이 없어진 편인데 한의계내에서 ‘사상의학’을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동의수세보원을 하나의 동떨어진 의학체계로 보는 관점"과 "의학 발달 과정의 필연적인 산물"으로 보는 관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라스핀은 후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지요. 어쨌든 이 부분이 감별진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전자의 관점으로 처방전을 내려면 반드시 체질감별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결과 효과도 확실하고 부작용도 확실--;하게 되는 것이죠. 따로 동떨어진 의학이라고 생각하기에 동의수세보원의 틀 안에서 해결을 시도하므로 가부(可否)가 확실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후자의 관점을 가지고 처방전을 내려면 기존의 처방(후세방)을 가지고 일단 급한 증상을 소실시켜놓고 그 소실되는 과정을 살펴 체질을 감별하게 되는데 체질감별에 있어서는 오진할 확률이 약간 줄어들지만 치료과정은 길어진다는 단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 후자의 방법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아직까지는 이 두가지 관점사이에서 충돌이 많은 편입니다. 학자 중에서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의 저작이 언급되는 것도 싫어하는 경우도 더러 있을 정도랍니다. 그러나 이런 견해의 차이로 인해 동의수세보원에 대한 연구가 심도있게 진행된다면 좋은 일이겠죠. zZ.

번째는 약재의 해석에 대한 문제입니다. 기존의 한의학에서는 기미(氣味)를 중점으로 약성(藥性)을 파악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지요. 동의수세보원은 용어부터가 기존의 한의학과는 다릅니다(이 부분에 대해 라스핀은 동의수세보원에 어떤 한의학 저서보다도 큰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관점으로 ‘철저한 관찰’을 바탕으로 재정립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약성(藥性) 또한 전혀 다른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합니다. 앞서 포스팅한, 소양인형방지황탕과 청대말의 강독패독산을 비교분석은 이러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인 셈이나 약재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선행된다면 좀더 쉬이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연유로 약재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가 필요한데 현 시점에서는 갈 길이 요원한 상태랍니다. 라스핀이 본초학교실에 몸담기로 결정한 이유가 제가 세웠던 가설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약성(藥性)을 연구하는 것이었답니다. 그런데... 아뿔사... 아주 아주 기초적인 진품(眞品)에 대한 분석조차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니라는 상황에 방향을 크게 선회해야만 했지요.(‘너네들이 지금 열심히 해놓으면, 너희 후배들부터는 가능할 것이다’라는 교수님말씀에 우왕좌왕했던 기억이 ㅠㅜ). 이는 국가 학교 학자 학생 모두 게으름의 삼위일체로 빚어진 결과니 앞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라는 정도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__)

섯번째는 현실 임상가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동의수세보원을 저술하신 이제마선생이 한 사람의 체질을 감별하기위해 반나절 또는 하루 이상의 시간을 환자와 같이 보냈다는 일화가 몇 개있습니다. 이 일화는 그만큼 체질 진단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현재 대부분 한의원은 이런 '시간을 들이는' 진단을 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의사에게는 순수하게 진료에 대한 수당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침구를 시술하거나 약을 지어야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는것이죠. 그래서 '첩약의료보험'을 시행해 달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지만, FTA가 체결되면 이러한 요구는 물 건너간 상황이 되겠지요.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타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딱 한가지 뿐입니다. 동의수세보원은 체질감별이 틀렸을때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암시하고 있으므로, 환자 스스로 믿음을 줄 수 있는 한명의 한의사에게 꾸준히 진단치료를 받는 것이 그 길입니다. 동의수세보원에 있는 처방만큼 부작용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처방은 현존하는 전통의학(중국 한국 일본 등등)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아주 용렬한 의사가 아니라면 쉬이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답니다. 임상가에서 사상의학에 아주 조예가 깊으신 유모 선생님은 체질감별이 정말 곤란하면 아예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약 한두첩을 주어 그 반응을 살펴 감별하신다고 하고 이 분의 책에서도 그 방법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의사 개인의 능력차, 유통되는 한약재의 문제, 검증되지 않은 유사의료에서 파생한 진단방법 등의 요인을 들 수 있겠으나, 앞의 다섯가지가 주요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의수세보원에 기반한 사상의학은 일반인들의 관심도는 저 높이 있는데반해 사상의학을 둘러싼 제반 사항 및 학문에 대한 연구, 인식 등은 뒤쳐지고 있는 형편이라 체질 진단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네... 갈 길이 아직도 멀고도 멀지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하는 수밖에.....

+ 앞서의 '처방'이라는 단어에서, 이 글에서만큼은 "변증론치"를 전부 의미한다고 생각해주세요. '변증론치'는 전문용어라 그나마 쉬이 알 수 있는 용어를 선택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__)

+ 세번째 관점차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복잡다단한 문제입니다. 이 부분은 상한잡병론, 금원사대가 저작, 황제내경, 난경, 의학입문, 온병집성, 동의보감, 동의수세보원을 겉핧기나마 접하신 분들(언급한 책을 대부분 배우는 한의대과정을 밟으신분 포함)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하시는 비판은 가뿐히 무시 비스무리하게.... 쿨럭...... (몇년전에 어느 유명하신 분이 사석에서 동의보감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하시기에 한 번 읽어 보셨냐고 여쭈었더니...글쎄 목차만 대충 봤다라고 하시더군요. 순간 허탈해했었습니다. 참고로 현재 그 분은 동의보감 추종자가 되어있으십니다만...흠)

이 글에서는 세번째 관첨차에 대한 라스핀의 관점을 총괄적으로 언급하고 다음기회에 부분부분 예시를 들어가며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상의학은 완전한 다른 체계라고 믿는 분이 이 글을 본다면 초짜가 알지도 못하면서 별 잡스러운 소리를 한다고 화를 내실지도.... (__)

중국의 전통의학 발전사를 보면 크게 2가지 흐름으로 요약됩니다. 황제내경을 기초로 음양오행설에 그 기초를 두고 발달한 흐름과 상한잡병론에 기초를 두고 발달한 흐름이지요. 이 2가지 흐름은 청대 중기에 이르러서야 오국통선생에 의해 집대성됩니다. 그래서 중국 전통의학의 의경(醫經)이라고 하면 황제내경, 상한잡병론, 난경, 온병집성(온병집성은 근대에 들어서야 인정받음)을 말한다 하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학발달사는 약간 다른 형태를 띄게 됩니다.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본초서나 처방서가 주류를 이루다가 종합의서인 동의보감이 저술된 이후로 눈에 띄게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것이죠. 이는 동의보감의 편제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질병에 대한 인식이 넓어진 것은 차지하고서라도(온병집성과 비교해 보면 각 병인에 대한 기술이 상세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질병의 정의가 변화된 것을 서술(저술 당시에 다른게 있다면 그 끝에 정의를 내림)하고 분류를 한 후 타 유사 질병과의 감별점과 예후를 언급한 뒤에 각 변증 방법(대개는 팔강변증과 오장육부변증)에 따라 처방을 기록한 점은 의학사의 대변혁이었다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서술 체계는 현대 의학과 별반 다를게 없는 것이기도 하며 서양의학과 비교해 볼때 시대적으로 훠~~~월신 앞선 것이기도 합니다.
이 동의보감으로 인해 우리의 전통의학은 ' 의가(醫家)의 이론에 따라 체계가 좌지우지되는 청대말기까지의 중국의학'과는 다른 길을 걷게됩니다. 실증적인 관점을 확보하게된 이후로 독자적인 길을 걷다가, 조선말기에 이르러 황제내경과 난경과 아주 결별선언을 하게 되는 저작이 바로 동의수세보원입니다. 성명론부터 의원론까지를 살펴보면 용어가 정말 색다름(?)을 알 수 있는데(현재에서야 어려운 용어일뿐이지 저술 당시에는 일상적으로 쓰인 용어^^ 좀 오래된 우리말 사전을 이용해 보세요~)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존의 용어를 버리고 새로운 용어로 인간의 생리와 병리를 해석하려고 한 노력이지요. (동의수세보원을 읽을때마다 생각나는 것... 그건 바로 끔찍할 정도로 집요하다는 점입니다 ㅠㅜ) 동의수세보원의 편제는 일반인들 생각과는 다른 형태입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새로운 의학체계에 대한 기초가 실려있고 그 다음이 의학 발달의 필연적인 결과이며 모자란 부분의 보충이라 보여주는 의원론이 있으며 그 다음이 각 체질별 병리가 기술되어 있고 마지막 즈음에서야 사상인 체질 변증론(체질을 감별할때의 일반적인 사항)이 등장합니다. 즉, 책의 편제에 따르면 이렇게 되겠죠. 일단 환자의 일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그 다음에 병증을 파악한 후 최후에 체질을 확실하게 감별하여 치료에 임한다는 순으로요.(누차 말씀드린대로 라스핀의 가설입니다.)

제가 주목한 부분은 바로 기존의학에 미비한 점인 "나머지를 채웠다"라는 부분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이제마선생이전의 관점으로도 동의수세보원에 수록된 병증을 바라보는게 가능하다라는 가설이 성립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앞서 포스팅한대로 변증의 통합을 제가 꿈꾸는 것이기도 하구요.

그러므로 사상의학의 테두리 안에서 맴도는 것은 아니랍니다. 당근 '나머지를 채웠다'라는 것이므로 그 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스스로 알아 낼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결국 라스핀이 지향하는 바는 "상한잡병론부터 의학입문 동의보감의 수순을 밟은 뒤, 온병집성 또는 청대말기의 중국의학과 비교분석을 통하여 동의수세보원의 끝부분에 기술된 사상인 변증론(단순화해서 말하면 일반화된 체질감별)에 의지하지 않고서 병을 파악할 수 있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한 10년쯤 걸릴것으로... (__)).
아주 아주 도식화 단순화 해서 말하면 이 가설이 '임상적'으로 실용화된다면 ‘왜 한의사들마다 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틀리죠?’란 말을 들을 필요가 없이 즉, 체질감별 없이 동의수세보원에서 기술하는 변증용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완전하게 '실험적'으로 검증되려면 본초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지요. 통합하려면 약성을 기존의 이론으로 입증할 수 없을테니 말이지요. 현재는 일단 이에 대한 '단서'를 아주 쬐끔 잡은 형편입니다. 지도교수님의 말씀처럼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가능하리라고 보면서 연구직에 있을랍니다. 차라리 아예 몰랐으면 임상가에 나갔을텐데... 그넘의 궁금증땜시... ㅡㅡa <- 나이 먹을만큼 먹은 넘이 돈벌어서 장가갈 생각은 안하고 학교에 남는다는걸 이해 못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이번 포스팅에서 사알짝~~끼워 넣습니다. ㅋㅋ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의 말재주가 탐탁치 않은 관계로 이 정도뿐이 표현을 못하는게 한스러울뿐입니다.ㅠㅜ

+ 뒷 부분은 따로 떼내서 보충한 후 새로운 제목 "라스핀‘s 說之四 ::: 중의학과 한의학은 뭐가 다르지?"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텍스트는 저번 포스팅에 언급했고 이번엔 그 방식에 대하여 말해 보렵니다.

라스핀은 한의학도 기술의 범주에 속한다고 봅니다. 지난 수천년간 관찰과 경험이 축적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죠. 그래서 한의학을 형이상학이라고'만' 정의하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되어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연차로 상한론을 공부할때는 그 후대에 재정립되는 것을 꼭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의서들을 두루 살펴본 결과 명시대의 의학입문(온병상한 부분), 청시대의 온병조변, 조선중기의 동의보감(잡병편의 풍한서습조화), 조선말기의 동의수세보원이 상한론의 줄기를 잘 간직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이 책들을 추천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읽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今人不讀古書, 安於小就, 得少便足, 囿於見聞, 愛簡便, 畏繁重, 喜淺近, 懼深奧, 大病也. (十三. 不讀古書論 )
지금 사람(의사)들은 고서를 읽지 않고 작은 성취에 즐거워하여 조금만 얻고서도 바로 만족하기에 보고 듣는 것에 구애받는다. 간략하고 편안한 것을 좋아하나 번잡하고 무거운 것을 피하려하고, 얕고 가까운 것을 좋아하나 깊은 속(심오)을 두려워하니 큰 병이다.

滿眼書集, 各家議論, 萬有不齊. 胸中毫無要領, 務博而情不專, 學人大病.(十四·好博而不務精詳論)
눈앞에 가득한 책과 각 의가의 의론(議論)은 만가지로 고르지 않다. 품안에 털끝만큼의 요령(要領)없이 두루 알려고만하고 뜻에는 마음쓰려하지 않으니 배우는 사람의 큰 병이다.
오국통선생의 <의의병서>에서 발췌하여 의역함

그렇습니다. 상한조문 암기는 궁구하고 궁구하여 그 뜻을 얻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많은 조문들 중에 15결 조문(강평본)만 외우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조문들이 상한잡병론의 큰 틀을 형성하고 있어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암기 후 14결 또는 13결 조문을 보면 한결 쉽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물론 저번 포스팅에서 말한 2-3일에 통독하는 책이라 언급한 것은 암기 후의 일입니다. (암기하지 않고 상한론을 그냥 읽고 지나가면서 고개만 몇번 끄덕이다가보면 그 통독류의 책들이 당근 어렵습니다 --a)

약간 횡설수설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방식'에 대하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강평본의 15결 조문을 하루에 하나씩 암기합니다. (단,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 암기해야 합니다. 손으로 쓰면서 외우거나 써머리보듯 머리속으로 암기하다 보면 기억시간이 극도로 짧아지니 주의! <- 정말 그러한지 라스핀과 같이 스터디하는 본2 학우 몇몇에게 물어보시길...)

2. 그 날은 그 조문 하나에 목숨을 겁니다. 쉬는 시간에도, 졸음이 쏟아지는 시간에도.... 계속 그 뜻을 음미하고 음미하여 나름대로 그 뜻을 파악하여 이해하여야 합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점심시간이 지날 무렵에 '이거 아닌가'라는 감이 떠오르게 됩니다. 아니면 말고... ㅋㅋ 가 아니라 최소 태양병 부분을 암기하고 나서야 그 '감'이 생깁니다. '변증'에 숙달되었는지 아닌지에 달려있습니다. 어쨌든 얻었다면 자신의 그 '감'과 역대의가들의 의견을 추천참고서적을 통하여 비교해 봅니다. 처음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흉 부분을 지나면 그 수많은 주석들이 구분이 조금씩 구분이 되어갑니다.

3. 처방이 나오는 조문이라면 더도 말고 해당처방의 약물 하나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갑니다. 이왕이면 처방 이름에 포함된 약재를 고르는게 낫습니다. 방제학을 배우는 본과2학년 이상은 같은 효과를 내기위한 후세방까지 들춰내어 그 처방의 사돈의 팔촌까지 속속들이 들춰냅니다. 널리고 널린게 방제학 서적들이기에 별다른 언급은 없겠습니다 ㅋㅋ

4. 의학입문의 온병상한(또는 동의보감 상한부), 온병조변, 동의수세보원은 따로 시간을 잡아서 암기를 해야합니다. 이중에서 라스핀의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의학입문의 온병상한 대자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온병조변과 동의수세보원은 본3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구요. 의학입문과 병행하여 그날의 조문을 암기하면서 깊게 음미하다 보면 상한론이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 왜 온병학이 등장하게 발전되었는지 실마리를 잡게 됩니다.

5. 항상 '인체의 반응'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존경하는 몇몇 교수님들도 이 말을 종종하십니다. 적극 동감!)그래야 각 의가들이 내놓은 '변증'들에 휘둘리지 않는답니다. 되도록이면 전문용어(신양 비양 심양 음허 등등)을 사용하지 말고 평이한 생활용어를 사용하여 나름대로 정리하여 수많은 의가들의 주석에 휘둘리지 맙시다. 주석은 단지 주석일뿐이라눈.......

6. 무엇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소 1년을 해야 그 효과를 봅니다. 같이 시작하거나 중간에 동참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대부분 한 학기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둬서 속상해했었는데.... 요즘은 가장 긴시간을 버틴 몇몇 본과2학년 후배님들이 와서 윤상희교수님의 수업을 이해하기 수월해졌고 무언가 손에 잡힐듯 하다는 말을 듣고 졸장 김군이랑 같이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잠시 딴이야기를 하자면 라스핀이 한참 암기에 몰두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때는 하루에 말 한마디도 안하고 지나가서 본의아니게(?) 주위사람들에게 심한 압박감(?)을 주었답니다 --a 심각한 얼굴로 종일토록 말 한마디도 안하고 조용히 앉아있거나 혹은 미친듯이 혼자 중얼거린다면???? ㅎㅎㅎ 요즘도 외운것을 잊지 않기위해 가끔 그러고 다닙니다. 졸장 김군같은 극소수만이 이해해줍니다만.....ㅋㅋㅋ)

7. 그 다음날엔 전날에 암기한 것을 누적하여 그날 분량까지 소리내어 암기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조문이 몇달간 쌓이고 쌓이면 한번 소리내어 암기하는 데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됩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어쨌든.... 방식은 이 7가지로 압축이 되는군요. 뭐... 이로써 지용군의 질문에 라스핀 답왈을 마치고자 합니다. 그 외의 사항은 댓글이나 방명록, 또는 학교에서^^

 우선 "중국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중국의학의 기원과 발달(야마다 게이지)"을 읽어 보세요. 그럼 아래의 초강추 서적(?)의 리스트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실 듯 합니다. 이해가 안된다면 중국의학사를.... 쿨럭... ^^;

참고로 말씀드리면  상한잡병론과 온병조변을 어느 정도 이해한 뒤에 동의수세보원을 바라보면 재미있는 "가설"이 자신도 모르게 떠오른 답니다.^^a 라스핀이 "상한잡병론, 온병조변, 동의보감(일부분), 동의수세보원"을 접하는 방식은 모두 저 "가설"에 기반을 둔 것이랍니다. (그 가설에 대해서 궁금하시면 만나서.... 쓰기에는 너무 양이 많네요^^)

* 열댓번 읽어야 할 상한온병 초강추 서적: 강평상한론(스캔본), 편주의학입문 외집 권1 온병 상한 상한용약부, 동의보감 잡병 권3,4의 풍한서습조화, 의학심오(삼양삼음에 대한 명료한 설명이 굿~), 온병조변(이 책을 접하고 '심봤다!'라고 소리질렀답니다 ㅋㅋ 오국통선생님은 이제마선생님과 더불어 라스핀의 마음 속 스승^^)

*필수 암기: 강평상한론 15결 조문, 편주의학입문 온병상한내상 대자(또는 동의보감의 상한부)&장부총론조분, 온병조변. 동의수세보원
  (현재 라스핀은 강평상한론 15결과 편주의학입문 온병상한 대자의 대부분을 암기했습니다. 온병조변을 암기하는 도중이었는데 2학기에 들어서서 국가고시대비 체제로 바꾼 뒤로 뇌에서 점점 사라져 슬퍼하고있답니다.ㅠㅜ 그건 그렇고... 암기하다보면 자꾸 잊게 되는데 그래도 계속하다보면 어느날 눈앞에 글자가 하나씩 올라오면서 환하게 빛나는 느낌을 갖는 때가 있습니다. 이 순간을 경험하고 나면 이해정도가 깊어지더군요. 청곡장(서당 선생님)님의 말에 따르면 이런 경험이 여러번 있은 뒤에 문리가 트인다고 합니다. 암기를 시작할때는 긴가민가했었는데 한번 경험하고 나니 믿게 되더군요^^)

* 의문 사항이 있을때 참고할만한 서적: 상한론집주(학원출판사), 상한론(인민위생출판사), 온병학(인민위생출판사), 금궤요략(인민위생출판사), 임상온병학특강(대성의학사), 복증기람익(의방출판사), 상한온병천석(대성의학사), 현대한방강좌(행림서원), 디지탈 온병집성(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사상의학강좌(유주열, 사상의학 서적이지만 변증의 정교함을 보기에 굿~. 라스핀이 세운 '가설'과 아주 흡사하면서도 더 발전되고 정교한 내용을 지니고 있어서 깜짝 놀랐던 책입니다. 라스핀으로 하여금 '제자로 들어갈까'라는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든 책.)

*실제 상한온병 처방이 쓰인 예를 찾아보려면: 임증지남(섭천사의 다른 의안 서적도 많음^^), 왕맹영 전집, 오국통의안, 축심여임상경험집, 시금묵임상경험집

* 주욱~ 읽어 나갈만한 책(라스핀은 보통 2-3일에 걸쳐 통독): 상한론해설(대총경절 의방출판사), 임상방제학강좌(노영범,대성의학사), 복진과 정통 방제학(노영범, 대성의학사), 새롭게 보는 상한론(윤상희), 의종금감 상한,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한의학 순환구조론,

* 본초 추천서적: 운곡본초학(통째로 외워야 한다눈 --a), 탕액본초(약물의 반응을 알아보기에 적당함), 득배본초(칠정에 대해 비교적 잘 나옴), 본초구진(현 본초교과서의 근간을 이룸), 본초봉원(임상경험이 많이 수록되어 있음)본초숭원(오국통선생이 칭찬한 바로 그 서적) , 본초분경(귀경에 대해 자세히), 본초문답(말그대로 문답), 본경소증(상한론에 등장하는 약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으나 온병에 쓰이는 약물에 대해선 미진한게 흠), 약대론(득배본초의 현대판?)

"몸이 어떻게 반응할까?"에 주안점을 두고~~~

기회만 있으면 자기 몸에 임상실험을~~~(각종 독한 처방를 먹어 볼 것을 강력히 권함--;)

열공~~~ Go Go~~~


그리고 Bonus~~ 본1,2를 다 보내기 전에 봐야할 텍스트: 금원사대가의 대표 저작(이것도 안 읽고 내상을 다룬다는 것은 어불성설--;), 독의수필, 석실비록, 동의보감 내경 외형편(잘된 번역판을 여러번 통독),난경입문, 의학입문(장부총론 조분)

아! 그리고 내경 중심의 흐름에 대한 의문은 01학번 졸장 김군을 찾아가서 푸세염^^ 내경 쪽의 텍스트는 김군이 뛰어나죠^^
지난 몇주간 제대로 잠들지 못해 고생했습니다.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 어머님께서 절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 옮겨다니며 치료법을 강구했지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흰가운의 선생님들만 보았을 뿐입니다. 결국 집근처 시장 안의 오래된 한의원에 갔었지요. 머리가 허연 원장님이 대여섯살 난 저에게 '먹지 말아야할 음식'에 대해 강력한(?) 주입을 하셨고, 그 뒤로는 키 안큰다는 수많은 협박과 입이 짧다는 타박을 물리치길 15년, 결국 키가 크지 않았어도 그 끔찍한 가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상당히 만족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94년 이후 음식부절, 기거부절, 음주, 흡연 등등의 이유로 다시 발병한지 1년이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습성이 아닌 건성으로 재발했습니다. 가려움은 더한 듯 합니다.ㅠㅜ

저번학기에 3개월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간신히 증상만 소실시켜 놨었는데 개강하고나서 외부 음식을 접한 뒤로 밤마다 소양감이 약간씩 있더니 이젠 대낮에까지 증상이 나타나더군요. 그 가려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껍니다. (성인이야 긁어도 소용이 없음을알기에 손을 대지 않도록 스스로 제어하지만 소아는 출혈되기까지 긁는 경우도 있지요.)

이런 연차로 직접 차린음식말고는 입에 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국시스터디를 시작하면서 혈을 심하게 소모하여 결국 혈조(血燥)의 초기증상이 같이 나타나면서 가려움증이 더 심해져 결국 약을 입에 넣게 되더군요. (물론 그 무식한 스테로이드제제가 아닌 한약^^;)

이번에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은 소양인양격산화탕의 변방입니다. 교과서적으로는 소풍탕(풍열), 마행감석탕(풍한), 용담사간탕(습열)을 응용하지만 라스핀이 개인적으로 사상처방과 상한방을 좋아하는지라.....

소양인양격산화탕(생지황, 인동, 연교, 치자, 박하, 지모, 석고, 방풍, 형개)에서 생지황을 원래 용량의 2배를 넣고 우방자7푼 목단피 현삼3푼을 가했습니다. 박하는 후하를 했고 석고는 눌러붙는 것을방지하기위해 부직포에 넣어서 전탕했습니다. 당근 부직포에서 용출이 잘 안될것을 감안하여 석고의 양을 조금 늘렸지요^^; 여기에 사용한 전탕법은 오국통선생께서 즐겨 사용하신 방법을 응용했습니다(이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시길^^a. 득보다 실이 많은 방법이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심하게 고생하기 때문입니다 --;) 복용량과 복용법 또한 오국통선생의 방식대로 하지요^^
결국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제마선생께서 창안하신 처방에 유주열선생님의 가감법을 이용하고 전탕법과 복용량, 복용법은 오국통선생의 것을 따른 것이죠.
아! 그리고 소음인에게는 비추천 처방입니다. 복용 후 화장실 변기를 친구삼아 며칠 동안 고생하지 않으려면 말이죠 ㅋㅋ 하기사 소음인이 아토피가 있다면....oops~ 

어쨌든 복용한 뒤로 가려움증은 거의 없어졌습니다만....  혈허와 위열의 증상이 같이 나타나서 바짝 긴장상태입니다. 그래도  그악마같은 가려움이 사라져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약 1주전에 수면 중에 가려움을 못참고 긁어서 피를 보고 생긴 딱지를 보았던것에 비하면 정말 행복합니다. ^_______^

이런 맛에 기약없는 미래를 가진 한의학에 애정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약 3초간..... (__)

참고(양방치료)..



요 한 주간 무리아닌 무릴해서 그런지 감기몸살이라는 괴물에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밤에 학관 복도 양쪽 문을 열어놓고 플랑을 쓰다보니 찬공기와 찬바람에 계속 노출되어 발병한 듯합니다.

머리가 약간 아프고 오한 오풍이 있다가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하여 '상한'이라 보고 소청룡탕Ex제를 복용했습니다. 증상이 사라지고 하루가 지났다가 다시 바람을 맞으며 작업하길 2일...

목요일엔 진한 콧물이 쉬지 않고 나타났습니다. 연교패독산 Ex제를 복용했지만... 이미 양명형감모로 진행이 되고 있었던지 약발이 잘 듣지 않는 사태가... (비상총회때 간기횡역하는 증상까지 보이고 있던터라 약발을 기대하기도 힘들었음)

결국 목요일 저녁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콧물과 심한 기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어제 송군의 도움을 받아 양명외감에 쓰이는 갈근해기탕변방을 복용하고 목구멍이 아픈 것과 근육통은 조금만 남고 사라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기침을 얼마나 해댔는지 호흡근과 복직근, 광배근 근처가 기침할때마다 아프다눈... ㅠㅜ

저번 병증도 간신히 잡아가고 있는 중인데... 외감까지.... 돌아 가시겠음더....ㅠㅜ

병인: 풍한사 -> 化熱 (걸리기전 상초열이 많은 상태여서 쉽게 열로 변한 것으로 추정함)

병기: 상한 -> 풍열 -> 양명형외감

현증상: 진한 노란 콧물(양이 많음), 심한 기침(기침소리는 가래낀 듯함), 성시, 두통(골이 흔들리며 깨질 것 같음), 전신 근육통 약간, 설첨홍(딸기처럼 돋았다가 현재는 색깔만 붉음), 인통(목구멍이 홍암색이었다가 붓기는 빠지고 탁한 붉은 상태)

복용 중인 처방: 갈근해기탕가감(갈근 석고 백작약 길경 행인 과루인 절패모 금은화 연교 치자 시호 박하 생강) 복용 이틀째

예후: 보통 급성기 3일을 경과하므로 이런 증상이 일요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임. 콧물 기침이 사라지더라도 여열이 남아있어 타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1주일 정도 예상(그래서 약도 금은화 연교를 군약으로 해서 지어왔음. 급성기만 치료하려면 갈근,석고를 군약으로 해야...)